호메로스는 ‘일리아드’에서 “신은 전지전능한데 인간은 오직 뉴스를 통해서만 세상 돌아가는 것을 아는 존재”라고 했다. 성경 요한복음 제1장은 “태초에 말씀(word)이 있었다”는 구절로 시작한다. 이 말씀이 천지창조를 전하는 ‘빅뉴스’라고 한다면, 인류는 뉴스와 함께 탄생하고 오늘날까지 유구한 언론의 역사를 쌓아 온 셈이다. 뉴스는 사회를 지탱하는 소통의 원천임에도 오늘날 과다한 미디어 채널과 플랫폼 속에서 흐름이 막히거나 과부하가 걸리는 상황을 맞고 있다. 앞으로 언론 산업이 건강한 체질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두 가지 처방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디지털 뉴스의 차원을 높이는 일이다. 요즘 댓글 조작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뉴스와 댓글이 포털사이트로 집중된 탓에 논란의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있다. 한국은 포털 뉴스에 댓글을 자유롭게 달 수 있는 유례가 드문 디지털언론 선진국이다.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해 댓글을 조작한 행위는 명백하게 잘못된 것이므로 처벌받아 마땅하다. 그렇다고 포털사이트를 규제한다면 벼룩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정보기술(IT) 강국의 면모에 걸맞게 포털사이트와 언론은 차원 높은 상생의 길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
뉴스 유통에서 포털사이트 의존에 대한 논란은 오래되었다. 언론사가 너무 많아 독자들의 뉴스 이용 편의를 위해 포털사이트에 언론사를 일목요연하게 배열하기 시작한 것이 계기였다. 언론사는 뉴스 클릭이 자신의 웹사이트로 이어지기를 기대했지만, 뉴스 이용이 포털사이트에만 머물다 끝나 언론사가 생산한 뉴스로 포털사이트만 실속을 챙기는 꼴이 되었다. 포털사이트에서 뉴스를 없앤다고 해서 언론사 전체에 이익이 될지는 미지수다. 댓글 조작 사건을 계기로 인터넷 뉴스 서비스 사업을 더욱 유연한 체질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모바일이 뉴스 유통 플랫폼의 중심을 차지하는 시대다. 포털사이트는 언론을 매개하는 플랫폼으로 사회적 책임감을 새롭게 떠안게 된 것이니, 언론사와 상시적으로 협력 체계를 갖춰 공정한 편집, 배열, 노출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현명하다. 예를 들어 최근 발표된 ‘구글 뉴스 이니셔티브’처럼 가짜뉴스를 가려내는 프로그램, 플랫폼을 통해 언론사들이 유료 구독자를 확보할 수 있는 프로그램, 인공지능 기술로 댓글을 자동 필터링하는 프로그램 등을 국내 포털사이트들도 추진해 본다면 언론 체질 개선에 기여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둘째, 언론의 품질을 높이는 일이다. 현재 언론사 웹사이트의 대부분은 조악하고 선정적인 광고들로 가득 차 있어 뉴스를 찾는 독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싸구려 배너광고가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으니 뉴스를 읽다 말고 창을 닫아 버린다. 저널리즘의 품위가 보이지 않는다. 해결책으로는 네이티브 광고를 도입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웹사이트의 품격을 높일 뿐만 아니라 광고와 뉴스의 유연한 접점을 찾아 발전시켜 갈 수 있을 것이다.
미디어가 바뀌면 메시지 형식도 달라져야 한다. 경직된 기사 형식을 벗어나 디지털 미디어에 적합한 포맷의 기사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맥루언의 경구 ‘미디어는 메시지다’는 뉴미디어에는 콘텐츠도 새 포맷으로 담아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기자들은 여전히 역피라미드형 기사를 쓰도록 교육받는다. 이 고전적 기사체는 20세기 초반 미국 저널리즘을 답습한 것으로 스마트폰 화면으로 뉴스를 접하는 요즘의 미디어 속성이나 독자들의 입맛에는 맞지 않다. 독자에게 새로운 뉴스 이용 경험을 줄 수 있는 유연한 기사 전략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500자 뉴스, 사진뉴스, 카드뉴스, 데이터뉴스 같은 시도를 해도 좋다. 독자들은 루시 큉 교수의 말처럼 ‘믿음직한 조언자가 챙겨 주는 짧은 메모 같은 뉴스’를 원한다. 그러나 사회 이슈에 따라서는 내용이 길고 깊이 있는 분석기사도 필요하다. 미첼 스티븐스 교수는 저널리즘이 해석과 분석, 관점을 제공하는 고품질 언론이 되어야 장기적으로 성공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언론의 플랫폼이 매우 다양해진 만큼 각각의 이용자 특성과 미디어 속성에 맞춘 뉴스 공급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인희 경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뉴스 유통에서 포털사이트 의존에 대한 논란은 오래되었다. 언론사가 너무 많아 독자들의 뉴스 이용 편의를 위해 포털사이트에 언론사를 일목요연하게 배열하기 시작한 것이 계기였다. 언론사는 뉴스 클릭이 자신의 웹사이트로 이어지기를 기대했지만, 뉴스 이용이 포털사이트에만 머물다 끝나 언론사가 생산한 뉴스로 포털사이트만 실속을 챙기는 꼴이 되었다. 포털사이트에서 뉴스를 없앤다고 해서 언론사 전체에 이익이 될지는 미지수다. 댓글 조작 사건을 계기로 인터넷 뉴스 서비스 사업을 더욱 유연한 체질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모바일이 뉴스 유통 플랫폼의 중심을 차지하는 시대다. 포털사이트는 언론을 매개하는 플랫폼으로 사회적 책임감을 새롭게 떠안게 된 것이니, 언론사와 상시적으로 협력 체계를 갖춰 공정한 편집, 배열, 노출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현명하다. 예를 들어 최근 발표된 ‘구글 뉴스 이니셔티브’처럼 가짜뉴스를 가려내는 프로그램, 플랫폼을 통해 언론사들이 유료 구독자를 확보할 수 있는 프로그램, 인공지능 기술로 댓글을 자동 필터링하는 프로그램 등을 국내 포털사이트들도 추진해 본다면 언론 체질 개선에 기여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둘째, 언론의 품질을 높이는 일이다. 현재 언론사 웹사이트의 대부분은 조악하고 선정적인 광고들로 가득 차 있어 뉴스를 찾는 독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싸구려 배너광고가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으니 뉴스를 읽다 말고 창을 닫아 버린다. 저널리즘의 품위가 보이지 않는다. 해결책으로는 네이티브 광고를 도입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웹사이트의 품격을 높일 뿐만 아니라 광고와 뉴스의 유연한 접점을 찾아 발전시켜 갈 수 있을 것이다.
미디어가 바뀌면 메시지 형식도 달라져야 한다. 경직된 기사 형식을 벗어나 디지털 미디어에 적합한 포맷의 기사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맥루언의 경구 ‘미디어는 메시지다’는 뉴미디어에는 콘텐츠도 새 포맷으로 담아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기자들은 여전히 역피라미드형 기사를 쓰도록 교육받는다. 이 고전적 기사체는 20세기 초반 미국 저널리즘을 답습한 것으로 스마트폰 화면으로 뉴스를 접하는 요즘의 미디어 속성이나 독자들의 입맛에는 맞지 않다. 독자에게 새로운 뉴스 이용 경험을 줄 수 있는 유연한 기사 전략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500자 뉴스, 사진뉴스, 카드뉴스, 데이터뉴스 같은 시도를 해도 좋다. 독자들은 루시 큉 교수의 말처럼 ‘믿음직한 조언자가 챙겨 주는 짧은 메모 같은 뉴스’를 원한다. 그러나 사회 이슈에 따라서는 내용이 길고 깊이 있는 분석기사도 필요하다. 미첼 스티븐스 교수는 저널리즘이 해석과 분석, 관점을 제공하는 고품질 언론이 되어야 장기적으로 성공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언론의 플랫폼이 매우 다양해진 만큼 각각의 이용자 특성과 미디어 속성에 맞춘 뉴스 공급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2018-04-25 3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