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공유(26)가 마침내 ‘살인미소 군단’에 합류했다. 17일 개봉하는 영화 ‘잠복근무’(박광춘 감독·마인엔터테인먼트, 아이필름 제작)에서 신비롭고 멋있는 남자주인공 ‘강노영’ 역으로 여성팬들의 심장을 두드린다. ‘마침내’라는 수식어를 덧붙인 것은 남자 연기자가 스타덤에 오르는 ‘왕자님’ 배역의 관문을 에돌아 통과한다는 느낌이 들어서다. 2001년 케이블채널 m·net의 공채 VJ로 데뷔한 공유는 2003년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로 얼굴을 알린 뒤 영화배우로 차곡차곡 이력을 늘려갔다. 지난해만도 ‘그녀를 모르면 간첩’,‘슈퍼스타 감사용’,‘S다이어리’ 등 무려 세 편의 영화에서 주 조연급으로 활약했다.

공유
그런데 고개를 올려다봐야 하는 184㎝의 헌칠한 키에, 함께 사진을 촬영하려면 뒤로 물러서는 게 상책인 작은 얼굴의 이 청년은 주로 준수한 외모에 빈틈을 만드는 코믹 캐릭터로 인상적인 펀치를 날렸다. ‘잠복근무’는 그가 데뷔 4년만에 멋진 행동만 골라 잡아 ‘각을 잡고’ 연기한 영화다.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나 ‘살인미소’를 한방 날린 뒤 악의 무리를 ‘필살기’의 고수급 무술로 제압한다. 한마디로 ‘공유’하고 싶어지는 ‘흑기사’다.

왕자님에게 감미로운 키스도 빼놓을 수 없다. 공유는 이 영화에서 김선아와 진하게 두번 입을 맞추며 보는 이의 동공을 확대시킨다. 시사회 때 객석에서는 공유 때문에 ‘꺅’ 소리가 여러번 터져나왔다.

● 난, 내 길을 간다!

공유의 지인들 가운데에는 조한선 강동원 여욱환 오지호 등 ‘꽃’같은 청년들이 많다. 비슷한 시기에 같은 길을 가고 있는 이들은 그에게 동료이자 라이벌이다. 이들 중에는 캐스팅 순위에서 공유를 앞질러 가있는 사람도 있다.

간혹 주위를 돌아보면 우쭐하기도 하고 질투도 날 것 같다. 공유는 “연기자로서 내 진도는 빠르지도 늦지도 않다. 때로 류승범 같은 배우를 보면 자극을 받고 샘도 낸다. 왜 안그러겠는가? 그러나 남들 때문에 자신감을 잃지는 않는다. 돈이나 인기가 아닌 명예를 얻기 위해 계속 차근차근 걸어가겠다”고 말했다.

● 김선아

지난해 ‘S다이어리’에서 연상녀-연하남의 로맨스를 연출한 김선아와 연속으로 ‘잠복근무’에서도 핑크빛 무드를 형성했다.

신인 시절만 해도 키스신 촬영이 떨린다고 말했던 그는 이제는 러브신에서도 여유를 부릴 줄 알게 됐다. “김선아한테 저돌적으로 먼저 키스하는 장면은 한번에 촬영을 끝냈다. 소감? 좋았다. 스킨십을 하면 정이 드는 것 같다. 워낙 친한 사이라 어색할 것도 없었다.”

다른 연기자와 스태프를 워낙 잘 배려하기로 소문 난 김선아 덕분에 촬영 과정을 편하게 즐겼다.

‘S다이어리’를 촬영할 때 김선아와는 ‘야’, ‘자’하며 지냈다. 평소에도 영화 속에서처럼 행동하자고 의기투합한 두 사람은 ‘애기야’라는 살가운 호칭도 가까이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반말로 얘기했다가 김선아한테 ‘말 좀 그만 놓지’라고 혼났다.

김선아는 생각 많고 토론하는 것을 즐기는 공유를 ‘수다쟁이’라고 놀리면서도 ‘장차 큰 일을 낼 배우’라고 칭찬하고 있다.

● ‘운명일까?’에서 ‘운명이다!’로

고등학교 때 광고인이 되기를 희망했던 공유는 연기를 시작할 때만 해도 과연 이게 내 천직일까라고 의심했다. 자신을 ‘어설픈 완벽주의자’라고 정의한 그는 “지금은 이 일이 운명일 지 모른다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본다. 완벽해질 때까지 덤벼볼 참이다”라고 진지하게 말을 이어갔다.

‘잠복근무’에서 정체가 미스터리한 고등학생으로 나오는 그는 실제로는 20대 중반을 넘겼음에도 여전히 교복과 잘 어울린다. 그러나 다음 목표는 ‘나이 찾기, 어른스러워지기’다.

영어, 일본어(영화에서 그 실력을 확인할 수 있다) 등에 능하고 운동도 잘하며, 노래 실력도 수준급인 이 ‘재주 덩어리’ 청년은 속에 움켜진 비장의 무기들을 하나씩 꺼내며 단계별로 목표를 접수해 나갈 예정이다.

 공유는 결혼하고 싶은 남자다. 미리 짜기라도 한 것처럼 ‘33~35세’를 결혼 적령기로 꼽는 다른 남자 연기자들과 달리 “가능한 한 빨리 결혼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연예계에 데뷔한 이후 지독한 연애를 경험하지 못했다는 공유는 “얼굴이 알려지는 직업을 가져서 여자친구가 생겨도 자유롭게 연애하기가 힘들 것 같다. 운명의 짝을 만나면 결혼해 마음껏 사랑하며 살고 싶다”고 희망했다.

 그래서 군대에 입대하기 전 한가인과 결혼식을 치르는 연정훈이 부럽다. “두 사람 다 용기있는 결정을 내렸다. 참 멋지고 예뻐 보이는 커플이다”라고 말했다.

조재원기자 jone@sportsseoul.com
인기기사
인기 클릭
Weekly Best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