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태평양해병사령관 “남북충돌보다 北체제붕괴 가능성 더 커”
미국 태평양 해병대 사령관이 일본 오키나와(沖繩)에 주둔하는 미 해병대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유사시 북한의 핵무기 제거라고 밝혔다고 마이니치(每日)신문이 1일 보도했다.이 신문에 따르면 미 태평양 해병대 사령관인 키스 스탤더 중장은 지난 2월17일 미 대사관에서 일본 방위당국 간부들과 회동한 자리에서 이렇게 밝혔다.
키스 사령관은 “오키나와 미 해병대의 (작전) 대상은 북한이다.남한과 북한의 충돌보다 김정일 체제의 붕괴 가능성이 더 크다”면서 “이 경우 북한의 핵무기를 신속하게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임무다”라고 말했다.
미국의 정부나 군 고위 관계자가 오키나와 주둔 미 해병대의 임무를 이처럼 명확하게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은 지금까지 오키나와 해병대의 주둔 이유를 북한의 위협과 중국의 군비확대에 대한 억지력,재해 구조 등으로 설명했으나 북한의 체제 붕괴 때 북한이 보유한 핵 제거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는 미국 측의 본심을 키스 사령관이 드러낸 것이라고 이 신문은 해석했다.
키스 사령관의 이런 발언은 당시 일본 측 참석자 가운데 한 인사가 키스 사령관으로부터 주일미군 후텐마 비행장 이전 문제와 관련한 미국 측의 공식 입장을 들은뒤 “그렇다면 안보전문가 입장에서 볼 때 미 해병대가 오키나와에 주둔할 이유가 없다‘고 말하자 이에 대한 답변으로 나왔다.
미국은 후텐마 이전 문제와 관련,기존 미.일 합의안인 오키나와 나고(名護)시의 캠프슈워브 미 기지 연안부로 옮겨야 한다는 것이 공식적인 입장이다.
당시 스탤더 사령관과의 회동에는 일본 측에서 니시하라 마사시(西原正) 전 방위대학장 외에 방위성 막료감부와 통합막료감부 등 방위성 고위 인사들이 동석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8일 한국에서 실시된 한.미 합동 군사훈련에는 ’핵무기 등 북한의 대량 파괴 무기의 수색.확보.제거‘를 임무로 하는 미 특수부대의 수송도 포함돼 있었다.
또 지난달 24일에는 월터 샤프 한미연합사령관이 미 하원 세출위원회에 ”미국과 한국 양국은 대량파괴 무기를 제거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오키나와에는 미 해병대 1만2천400명이 주둔해 있으며 이는 주일미군 전체의 약 40%,오키나와 주둔 미군의 약 60%에 해당한다.
미 해병대는 모두 18만7천명으로 이 가운데 제1,제2부대는 미국 본토방위를 담당하고 있으며 해외에 거점을 둔 유일한 미 해병부대가 오키나와 주둔 해병이다.
오키나와 미 해병대는 보병부대와 포병부대,항공전투비행대 등으로 구성돼 있다.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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