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대통령 레흐 카친스키는

폴란드 대통령 레흐 카친스키는

입력 2010-04-10 00:00
수정 2010-04-10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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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방문 중 비행기 사고로 목숨을 잃은 레흐 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61)은 1980년대 연대노조 운동을 이끈 레흐 바웬사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서 정치적 여정을 시작한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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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흐 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 AP=연합뉴스
레흐 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
AP=연합뉴스


 1970년대 반공산당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면서 정치적 행로에 접어든 이후 1980년대 연대노조 파업에 참가하면서 바웬사와 인연을 맺었다.

 연대노조의 합법화를 쟁취하는 데 기여한 카친스키는 1989년 연대노조 부위원장에 오르는 동시에 하원의원에도 당선돼 정치활동을 본격화했고,1990년 바웬사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보안장관이 됐다.

 2000년 6월부터 2001년 7월까지 우파정부에서 법무장관직을 수행하면서 강력한 반부패 단속으로 국민의 인기를 모은 카친스키는 2001년 법과 정의(PiS) 창당을 주도했으며 2002년 바르샤바 시장에 당선됐다.

 가톨릭 가치관과 전통을 중시하고 낙태와 동성애 문제 등에서 보수적 입장을 취했던 카친스키는 2005년 10월23일 실시된 폴란드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시민강령(PO)의 도널드 투스크 후보를 누루고 당선됐다.

 카친스키의 당선은 12명의 후보가 출마한 폴란드 대선 1차 투표에서의 열세를 뒤집은 것이어서 화제가 됐다.

 또 쌍둥이 형제인 카친스키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야로슬라브 카친스키 전 총리가 총리직을 포기하는 우애를 보였다는 것 때문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보수 우파인 카친스키 대통령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 측과는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지만,러시아와는 임기 내내 불편한 사이였다.

 카친스키 대통령은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임기 중에 폴란드의 군사현대화를 지원받는 조건으로 미국의 미사일방어(MD) 기지를 자국내에 건설하는 데 동의했을 정도로 밀월 관계를 유지해왔으나,대 러시아 유화정책을 펴고 있는 버락 오바마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는 다소 서먹해졌다.

 이 때문에 지난해 7월 미국의 잡지 포린폴리시(FP)는 카친스키 대통령을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을 그리워 할 5명의 세계 각국 지도자 가운데 1명으로 꼽았다.

 하지만 카친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와는 사사건건 마찰음을 내왔다.

 카친스키 대통령은 바르샤바 시장 시절인 2005년 5월 러시아인들이 가장 혐오하는 체첸 무장세력 지도자 ‘조하르 두다예프’의 이름을 딴 ‘두다예프 광장’을 조성,러시아 내에 반폴란드 여론을 불러일으켰다.

 이런 사정 때문에 카친스키 대통령 당선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당시 러시아 대통령과 외무부는 당선 축하 메시지조차 보내지 않았다.

 양국 간 정치 지도자 회담 역시 3년 가까이 열리지 못하다가 지난 2007 11월 도널드 투스크 총리가 취임한 이후 관계 개선을 모색하면서 이듬해 2월 크렘린궁에서 푸틴 전 대통령과 투스크 총리의 회담이 열렸다.

 카친스키 대통령과 부인 마리아 카친스키 여사가 한꺼번에 목숨을 잃은 이번 비행기 추락사고 역시 공교롭게도 러시아와의 불편한 역사를 상징하는 ‘카틴 숲 학살 사건’ 추모 행사에 참석하려고 스몰렌스크에 가던 길에 발생한 것이다.

 카틴 숲 학살사건이란 제2차 대전 중이던 1940년 소련 비밀경찰(NKVD)이 스몰렌스크 인근 산림 지역인 카틴 숲에서 폴란드인 2만 2천여 명을 살해,암매장한 사건.

 카친스키 대통령은 재임 중 우리나라와는 우호적인 외교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는 지난 2008년 12월 부인과 함께 방한해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했고,이 대통령도 지난해 7월 폴란드,이탈리아,스웨덴 등 유럽 3개국을 순방하면서 첫 방문지로 폴란드에 들렀다.

제네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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