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기스 과도정부 ‘공금유용’ 스캔들 폭로

키르기스 과도정부 ‘공금유용’ 스캔들 폭로

입력 2010-05-22 00:00
업데이트 2010-05-22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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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기스스탄 과도정부가 정국 안정과 권위 회복에 노력하는 가운데 고위 인사들의 공금유용 등에 관한 대화내용이 인터넷에 폭로돼 과도정부의 도덕성에 상처를 주고 있다.

 특히 이번 사태는 새 정부가 부패청산을 최우선 순위로 천명한 가운데 발생한 것이어서 과도정부를 더욱 당황하게 하고 있다.

 21일 AFP 통신에 따르면 아짐벡 베크나자로프 검찰총장 대행과 테미르 사리예프 재무부장관이 100만 달러의 공금을 유용하자는 대화 내용이 비밀리에 녹음돼 유튜브에 유포됐다.

 두 사람은 대화에서 중앙은행에 있는 모든 돈을 ‘안전을 위해’ 재무부로 옮기도록 하면서 그 과정에서 100만 달러를 유용하자고 언급한 것이다.

 사리예프 재무부장관은 “(중앙은행에서) 1천960만 달러를 (재무부로) 옮기고 재무부에는 1천860만 달러만 기재토록 하겠다”라면서 “만약 5년 후 감사가 있으면 우리가 먹었다고 말하겠다”고 농담까지 했다.

 이에 대해 과도정부 지도자들은 신속히 부인했다.

 당사자인 사리예프 재무장관은 성명에서 “이 대화에서 불법적인 것은 없다”라면서 “(남부 소요 사태를) 진압하는 경찰에 지급할 자금 문제를 긴급히 해결해야 했다”고 말했다.

 과도정부는 관리들 간 다른 대화 녹음 내용이 인터넷에 유포되고 나서 불법 도청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그중 하나에는 베크나자로프 검찰총장 대행이 알마즈벡 아탐바예프 과도정부 부총리가 인사를 하면서 40만 달러를 수뢰했다고 거칠게 비난한 것도 들어 있다.

 이 녹음에서 베크나자로프 검찰총장은 아탐바예프를 로자 오툰바예바와 함께 공개적으로 비판하겠다고 위협하고 제3의 혁명을 일으킬 충분한 힘이 자신에게 있다고 말했다.

 양측은 이에 대해 별다른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

 이번 스캔들은 최근 남부 지역에서 쿠르만벡 바키예프 전 대통령 지지 세력이 일으킨 소요가 발생하는 등 키르기스가 여전히 불안한 정정을 유지하는 가운데 경제적 어려움도 해결해야 하는 과도정부의 권위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알마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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