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정부에 실사구시 정책 훈수
│베이징 박홍환특파원│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가 중국 공산당 지도부에게 ‘개혁·개방의 총설계사’인 덩샤오핑(鄧小平)과 후야오방(胡耀邦) 전 총서기의 사실에 근거해 진리를 좇는 이른바 ‘실사구시 접근법’을 배워야 티베트 문제를 풀 수 있다고 충고했다.달라이 라마는 지난 21일 밤(현지시간) 단문 메시지 송수신 서비스인 트위터를 활용해 중국인들과 대화하면서 이같이 강조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23일 보도했다.
달라이 라마는 “한족과 티베트인 사이의 갈등은 인민들 때문이 아니라 중국 정부가 덩샤오핑의 실사구시적 접근법을 이행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면서 “후 전 총서기는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지적했다. 같은 맥락에서 달라이 라마는 최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에 후 전 총서기의 실사구시적 통치 스타일을 찬양하는 글을 올린 점을 높이 평가했다. 또 “원 총리의 글은 후 전 총서기의 현장중심적 업무스타일을 공인한 것”이라고 말했다.개혁주의자였던 후 전 총서기는 학생시위에 대한 온건한 대처 탓에 지난 1987년 당시 덩샤오핑에 의해 총서기직에서 밀려난 뒤 심장병을 앓다 1989년 4월15일 사망했다. 그의 사망을 계기로 톈안먼(天安門) 사태가 발생했다. 달라이 라마의 트위터 대화는 21일 밤 8시부터 9시까지 1시간 정도 진행됐으며, 중국의 티베트 및 신장위구르 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저명작가 왕리슝(王力雄)의 계정을 통해 생중계됐다. 달라이 라마가 인터넷 매체를 통해 중국인들과 공개적으로 대화를 나눈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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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24 1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