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매몰광부 상황 전쟁터 군인들과 유사”

“칠레 매몰광부 상황 전쟁터 군인들과 유사”

입력 2010-09-02 00:00
수정 2010-09-02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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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칠레 북부 산 호세 광산 붕괴사고로 지하 700m 갱도에 갇혀있는 광부들의 상황이 전쟁터의 군인들에 비유됐다고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이 1일 보도했다.

 이 통신은 전문가들의 견해를 인용,“광부들이 처한 현재 상황은 우주비행사나 잠수함 승조원보다는 전쟁터에서 전투 임무를 수행하는 군인들과 더 유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재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USC)의 로렌스 펠린카스 교수는 “우주비행사와 잠수함 승조원,극지역 조사원들은 같은 상황을 당했을 경우 자신들의 고립 상황이 곧 끝나고 돌아갈 것이라는 것을 알지만 칠레 광부들은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칠레 광부들이 모두 무사히 구조될 수 있을 것인지 아직 확신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미국 육군사관학교(웨스트포인트)의 톰 콜디츠 대령은 “심리적 압박을 강하게 받을수록 육체적 고통과 함께 가족들과 이별할지 모른다는 걱정,앞날에 대한 불안감 등이 따른다”면서 “광부들의 상황은 장기간의 전투 임무에 참가한 군인들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콜디츠 대령은 이어 광부들의 심리에 가장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의 하나로 가족들의 상황을 들었다.광부 가족들이 모두 가난하고 광산 소유업체가 파산 직전에 있다는 사실이 광부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도 전날 광산 소유업체인 산 에스테반이 임금으로 지급할 돈이 없고 구조작업에도 참가하지 않고 있으며,정부로부터 면허 정지를 당해 파산 위기에 놓여있다고 전하면서 매몰 광부들이 수개월간 월급을 받지 못해 가족들이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광산 노조는 정부에 대해 다음 달부터 임금을 지급할 것을 요구했으나 라우렌세 골보르네 칠레 광업부 장관은 노동법에 따라 정부가 광부들의 급료나 연금을 지급할 수는 없으며,광부들이 구조되면 다른 직업을 구하는 데 필요한 훈련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5일 발생한 사고로 광부들이 이날까지 매몰 27일째를 맞은 가운데 광부들을 구출하기 위한 통로 천공작업이 벌어지고 있으나 구조에는 4개월 가까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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