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빙산처럼 도시를 때렸다”

“지진, 빙산처럼 도시를 때렸다”

입력 2010-09-04 00:00
수정 2010-09-04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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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새벽 강진이 발생한 뉴질랜드 남섬 크라이스트처치시의 봅 파커 시장은 인명 손실이 없었던 점을 무엇보다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며 그러나 도시 전체가 상당한 피해를 당했다고 밝혔다.

 파커 시장은 이날 가진 기자회견에서 피해상황을 절대 과장해서 말하고 싶지는 않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지진이 빙산처럼 도시를 때렸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보기에 그것은 빙산이었다.눈에 보이지 않는 엄청난 구조적 피해를 준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 도시에서 가족이나 재산에 어느 정도 피해를 보지 않은 가정이나 가족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많은 사람이 상당히 상심하고 불안해하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우리들의 마음은 항상 주민과 함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파커 시장은 전기가 서서히 복구되고 있지만,걱정은 물과 폐수 처리라면서 시내 중심가는 현재 폐쇄됐으며 시내 거주자들에게는 물을 아껴쓰고 변기의 물을 내리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민들도 새벽 잠결에 겪은 공포를 생생하게 증언했다.

 주민 리처드 호스는 “130년 된 낡은 집이 흔들릴 때는 정말 죽는 줄 알았다”면서 “집이 마치 젤리처럼 흔들거렸다”며 지진 당시의 공포를 떠올렸다.

 진앙 근처인 다필드에 사는 마컴 맥뮬런은 “기차가 집을 들이받은 듯한 흔들림 때문에 아내와 함께 침대에서 떨어졌다.TV는 방에서 날아다녔다”며 “딸을 데리고 와서 문 앞에 웅크리고 있었는데 정말 무서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다필드 주민인 안넷 스튜어트는 “내가 마치 거대한 세탁기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증언했다.

 한편,뉴질랜드 지진위원회 이언 심슨 위원장은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주택 피해만 하더라도 수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전체 피해액은 10억∼20억 달러가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존 키 총리는 이날 오전 일부 각료들과 함께 크라이스트처치 방문을 위해 오클랜드를 출발하면서 지진 피해 복구를 위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존 카터 민방위장관은 이에 앞서 크라이스트처치 등 지진 피해를 본 캔터베리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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