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영국방문 기밀 선술집서 유출

교황 영국방문 기밀 선술집서 유출

입력 2010-09-06 00:00
수정 2010-09-06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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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 행사 상세히 기술…경호 우려

교황 베네딕트 16세의 영국 방문과 관련한 기밀문서가 선술집에서 발견돼 파문이 일고 있다.

 5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인터넷판에 따르면 이 문건은 영국 중부도시 레밍턴 스파의 한 선술집에서 발견됐으며,문서에는 교황의 야외 미사 중 토니 블레어 전 총리를 비롯한 주요 인사들이 어디에 앉고 차량은 어떻게 주차할지 등 경호상 민감한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기밀문건을 발견한 선술집 사장은 “악의적인 의도가 있는 사람이 문건을 손에 넣었다면 어떤 종류의 말썽도 일으킬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런 문서가 나뒹굴고 있었다는 사실을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WRG라는 이벤트 회사용으로 작성된 이 문건은 말끔하게 차려입은 두 남자가 점심을 하고 떠난 자리에 남아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건에는 19일 교황이 버밍햄에서 집전하는 19세기 신학자 존 헨리 뉴먼 추기경에 대한 시복식(諡福式) 절차가 상세하게 기술돼 있었다.

 교황의 나흘간 영국 방문 중 마지막 대규모 행사가 될 이날 시복식에는 각 2천명의 사제와 귀빈을 포함해 수만 명이 모여들 예정이다.

 이번 문건 유출 사고는 교황 방문기간 교회 내 아동 성추행과 관련한 시위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 나와 경호에 허점이 생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이에 대해 빈센트 니콜스 웨스트민스터 대주교는 정부와 가톨릭 교회 간 관계 강화가 교황 방문의 주요 의제라면서 아동 성추행 문제가 과도하게 이슈화되는 것을 경계했다.

 니콜스 대주교는 또 교황이 방문기간 성추행 피해자들을 만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지난 5~6년간 방문 패턴을 보면 교황은 성추행 피해자들을 만났다”면서도 이들과 만남은 사전 발표 없이 은밀히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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