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아동 성추행 피해자에 사과

교황, 아동 성추행 피해자에 사과

입력 2010-09-18 00:00
수정 2010-09-19 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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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18일(현지시간) 가톨릭 사제로부터 아동 시절 성적 유린을 당한 피해자들에 대해 전례없이 강력한 표현으로 사과했다.

베네딕토 16세는 이날 런던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에서 열린 미사에서 강론을 통해 “이곳에서 나는 가톨릭 교회 안에서 성직자들이 저지른 어린이 성추행으로 인한 엄청난 고통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어 “그리스도의 축복의 힘과 화해를 위한 그의 희생이 피해자들의 인생에 깊은 치유와 평화를 가져다주길 희망하면서 무엇보다 나는 이런 범죄로 고통받은 무고한 피해자들에게 ‘깊은 슬픔’을 표한다”고 밝혔다.

교황은 또한 “이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취해진 노력들에 대해 감사드린다”면서 “여긴 모인 모든 사람들이 피해자들에게 관심을 보이고 성직자들과 공고한 유대관계를 유지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교황의 발언은 가톨릭 성추문 이래 가장 강력한 공개적인 사과라고 BBC는 풀이했다.

미사에는 영국 가톨릭 고위 인사들과 가톨릭으로 개종한 토니 블레어 전 총리 부부 등 명사들이 다수 참석했다.

이와 함께 베네딕토 16세는 이날 영국내 성추행 피해자 5명과 30여분간 면담을 갖고 이들과 함께 기도했다.

가톨릭 성추행 피해자 네트워크의 피터 이슬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범죄에 대해 슬퍼하는 교황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라 범죄를 막는 교황이 필요하다”면서 “교황의 말은 아무것도 예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교황에게 성추행 피해자들을 위한 기금을 마련하고 교황청의 비밀서류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날 런던 시내 곳곳에서는 동성애자, 여권운동가 등 수천명이 모여 가톨릭 성추문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콘돔 사용 및 여성 사제 임명 등에 교황의 태도 변화 등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런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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