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슬러지 사고 전부터 유출 흔적”

“헝가리 슬러지 사고 전부터 유출 흔적”

입력 2010-10-13 00:00
업데이트 2010-10-13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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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독성 슬러지 유출사고를 낸 헝가리 알루미늄 공장이 곧 가동을 재개하는 등 정상화에 들어선 가운데 사고 발생 수개월 전에 이미 저수조 벽에서 일부 슬러지가 유출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항공사진이 공개됐다.

 헝가리의 항공사진 촬영 전문업체인 ‘인테르스펙트’는 사고 발생 거의 4개월 전인 지난 6월 11일 찍은 것이라며 12일 저수조 벽으로부터 희미한 붉은색 방울들이 떨어지는 모습의 사진을 제시했다.

 사진상으로는 사고 발생 시점인 8일 전 부분 붕괴된 저수조 북쪽 벽에서 붉은색 슬러지의 유출을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다.

 이 회사측 관리자인 가보르 바코는 당시 촬영한 사진을 일부 대학 및 환경단체들과 공유하기는 했지만 유출 사고가 발생할 때까지 다른 조치들을 취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환경상의 위험 지역 촬영을 포함해 수익금의 일부를 환경프로젝트에 투자하고 있어 이 사진을 찍을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보르 바코는 이어 헝가리 내 다수의 의심스런 지역을 발견했지만 “우리는 사진에 나타난 것들을 해석할 수 있는 건설 기술자나 전문가는 아니다”라며 전문가들이 모여 이 사진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길 희망한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이에 따라 헝가리 경찰은 환경당국 소속 조사팀이 사고 발생 약 2주일 전쯤 이 저수조를 점검했으나 구조적인 결함을 걸러내지 못한 이유 등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현지 일간 블리크는 경찰 소식통을 인용,사고 업체의 간부 엔지니어가 경찰에서 회사 경영진이 언젠가는 이 저수조가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을 알았지만 쉬쉬했다는 증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현재 사고를 낸 ‘헝가리알루미늄(MAL)’의 대표인 졸탄 바코니의 신병을 확보한 상태로,12일에는 성명을 통해 바코니에게 유출 사고에 대비해 긴급 경고 발동이나 구조 계획을 세우지 않은 과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한편 바코니 대표의 아버지 아르파드 바코니는 동유럽 공산권이 붕괴되기 전인 지난 80년대 정부 산업부서의 환경담당 책임자를 지냈으며 업무와 관련해 수 차례 국가로부터 상을 받은 바 있다고 블리크는 전했다.

 지난 5일 헝가리 서부 베스프렘주(州) 어이커시(市)의 알루미늄 공장에서 독성 슬러지를 보관한 저수조 일부가 무너지면서 60만~70만㎥ 가량의 슬러지가 인근 4개 마을을 덮치면서 7명이 숨지고 123명이 다쳤으며 인근 하천 생태계가 파괴됐다.

 부다페스트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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