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나 마지막 길… 천사들이 지킬게요

크리스티나 마지막 길… 천사들이 지킬게요

입력 2011-01-13 00:00
업데이트 2011-01-13 01:0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미국의 한 과격 교단이 애리조나 총격 사건으로 숨진 크리스티나 그린(9)의 장례식에서 시위를 벌이겠다고 예고하자 주 의회와 시민들이 저지에 나섰다.

이미지 확대
애리조나 주의회는 11일(현지시간) 장례식장 인근 300피트(약 91m) 이내에서 시위를 금지하는 긴급 법안을 상·하원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커크 애덤스 주의회 하원 의장은 “애리조나도 다른 주와 마찬가지로 공포와 증오를 이용해 국민들의 삶을 깎아 먹는 단체에 맞서 희생자들을 보호해야 할 때가 됐다.”며 입법 취지를 설명했다.

앞서 웨스트버러침례교회(WBC) 측은 “이번 총격 사건 희생자들은 죄인”이라면서 “신이 (벌하기 위해) 저격수를 보냈다.”고 주장한 뒤 13일에 열리는 그린의 장례식에서 피켓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캔자스주 토피카에 있는 WBC는 법조계에서 영구제명된 변호사 출신의 프레드 펠프스(82) 목사가 이끄는 독립 교단이다. 신자 대부분이 그의 가족과 친지들로 동성애를 극단적으로 혐오한다. 이들은 “전쟁 중에 일어나는 일은 도덕적 의무를 저버린 ‘악의 국가’를 처벌하는 것”이라며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사한 병사들의 장례식에서 수차례 난동을 부린 바 있다. 이 때문에 교회가 있는 캔자스주 등 여러 주에서는 이미 장례식에서의 시위 금지 법안이 제정됐다. 하지만 WBC가 법과 상관없이 시위를 벌여 왔기 때문에 이번에는 시민들이 저지에 나섰다. 가로 8피트, 세로 10피트 크기의 천사 날개를 달고 인간 띠를 만들어 WBC의 장례식장 진입을 막고 희생자 가족들과 친지를 보호하는 ‘에인절 액션’을 준비 중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페이스북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에인절 액션을 포함해 이번 계획을 주도하고 있는 애리조나대학 2학년생 첼시 코언(20)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그동안 어떤 모임도 조직해본 적이 없다.”면서 “하지만 시위 소식을 듣는 순간 그 가족에게 우리가 그들을 지켜 주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2011-01-13 26면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