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반기문 총장 발언 불쾌”

이집트 “반기문 총장 발언 불쾌”

입력 2011-02-05 00:00
수정 2011-02-05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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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연합뉴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연합뉴스
이집트 정부는 자국 정치 상황과 관련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발언에 불쾌감을 느꼈다며 유엔에 불만을 제기했다고 4일 밝혔다.

 마게드 압델라지즈 유엔 주재 이집트 대사는 이날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에게 즉각적인 권력이양을 촉구한 반 총장의 발언은 한쪽 면만을 본 것이라면서 비제이 남비아르 유엔 사무총장 비서실장에게 이미 두차례 이의를 제기했으며 반 총장이 복귀하는 데로 직접 만나 이집트 정부의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주재 이집트 대표부의 니할 사드 대변인도 “반 총장이 공석에서 이집트 정부를 비판하고 변화를 촉구한 데 대해 이집트는 불쾌감을 느끼고 있다”며 “반 총장의 발언은 이집트를 비난하는 다른 어떤 회원국들의 발언보다도 수위가 높았던 것으로 간주된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비탈리 추르킨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반 총장의 발언에 놀랐다며 “이번 사태에는 매우 민감한 이집트 내 정치 문제가 결부돼 있다.이런 문제는 주권 국가가 스스로 다루도록 놔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리 바오둥 유엔 주재 중국 대사도 이집트의 정치 위기는 이집트 국민이 해결해야만 하는 내부 문제라고 말해 반 총장의 발언을 비난했다.

 앞서 반 총장은 전날 런던에서 이집트에서 격렬해지고 있는 폭력사태에 대해 “이번 시위는 이집트 국민의 거대한 불만을 반영하는 것으로 변화가 반드시 일어나야 하고 빠를수록 좋다”며 무바라크 대통령에게 즉각적인 권력이양을 촉구했다.

 현재 베를린을 방문하고 있는 반 총장은 dpa 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도 민주주의가 실패했기 때문이 아니라 결함을 가진 이집트 민주주의 시스템 때문에 이번 사태가 일어난 것이라고 진단하면서 무바라크 대통령이 유엔의 거듭된 개혁 요구를 무시해왔다고 지적,그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반 총장은 현재 이집트의 정정불안은 자유 부족 등에 대한 좌절감이 표현된 것이라면서 이는 민주주의 실패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자연스러운 진화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로 첫번째 임기가 끝나는 반 총장은 연임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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