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판 126시간…주머니칼로 두 다리 절단해 지진피해자 구조

호주판 126시간…주머니칼로 두 다리 절단해 지진피해자 구조

입력 2011-02-25 00:00
수정 2011-02-25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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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강진이 휩쓸고 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구조 현장에서 한 호주 의사가 다급한 나머지 주머니칼로 건물 더미에 낀 남자의 양쪽 다리를 잘라가며 구출한 사연이 뒤늦게 전해졌다.

 호주 브리즈번의 비뇨기과 의사 스튜어트 필립(38)이 25일 호주 abc라디오 방송에 출연,지진 피해 현장에서 건물 더미에 다리가 눌린 50대 남자를 구출하기 위해 주머니칼과 톱으로 다리를 절단할 수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사연을 털어놨다고 뉴질랜드 신문 도미니언 포스트가 이날 보도했다.

 지난 22일 규모 6.3의 강진이 크라이스트처치를 덮쳤을 때 현지에서 열린 한 의학 포럼에 참석 중이었던 필립은 바로 피해 현장으로 달려갔고 파인굴드 빌딩에 깔려 있던 한 남자를 발견했다.필립으로서는 지진 직후 피해 현장에 나타난 최초의 사람들 중 한 명이기도 했다.

 이 남자는 두 다리가 커다란 건물 기둥에 눌려 옴짝달싹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현장에 있던 필립과 동료 의사들은 남자를 구해 내기 위해서는 양쪽 다리를 절단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판단,현장에서 수술을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들 수중에 있었던 ‘수술 도구’라고는 주머니칼이 전부인 상황.뒤늦게 현장에 있던 한 건축기사가 톱을 가져오면서 필립과 의사 동료들은 이 두 가지 도구로 수술을 할 수 있었다.

 필립은 다행히 자신이 갖고 있던 마취제 덕분에 환자의 고통을 조금 덜어줄 수 있었던 것은 다행이었지만 여진이 계속되던 현장에서 수술을 진행한 것은 “내 인생에서 최고로 겁나는 경험”이었다고 회고했다.

 25일 호주로 돌아온 필립은 전날 환자가 뉴질랜드 와이카토 병원에서 회복 중이라는 소식을 들었다며 이는 “최고로 행복한 뉴스”라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필립은 크라이스트처치에 여진이 발생했을 당시 현장을 빠져나와야 하는지를 고민했지만 “현장에 있던 사람들을 그냥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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