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평화委 구성’ 차베스 중재안 수용

카다피, ‘평화委 구성’ 차베스 중재안 수용

입력 2011-03-04 00:00
수정 2011-03-04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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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절친한 친구인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리비아 사태 해결을 위해 각국이 참여하는 ‘평화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카다피도 이 방안을 수용할 뜻을 내비쳐 위원회 설치가 교착상태에 빠진 리비아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해법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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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다피는 3일 차베스 대통령과의 전화회담을 통해 “리비아 사태를 중재하겠다.”는 차베스의 제안을 수용했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보도했다. 차베스의 중재안은 남미와 중동, 유럽이 참여하는 국제위원회를 구성, 카다피 측과 반정부 시위대 간의 대화를 주선해 이번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랍권 22개 국가를 회원국으로 둔 아랍연맹의 암르 무사 사무총장도 이런 중재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차베스의 중재안은 카다피 측이 시위대가 장악하고 있는 도시에 대한 공습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카다피 군은 원유 시설이 밀집해 있는 동부 도시를 손에 넣기 위해 화력을 ‘올인’하고 있다.

특히 해안 도시 브레가에서의 전투가 가장 치열하다. 카다피 친위부대측 전투기는 2일과 3일(현지시간) 브레가 지역에 폭탄을 투하했다. 또 기관총으로 무장한 카다피 지지세력이 시위대를 순식간에 포위했다.

카다피 친위 세력이 시위대 손에 들어간 도시를 공격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하지만 전투기와 트럭 및 사륜구동 차량 50대가 한꺼번에 투입돼 총력전을 펼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브루킹스연구소 도하센터의 이브라힘 샤르키에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카다피가 여전히 시위대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을 정도의 힘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고 말했다.

트리폴리에서 740㎞ 떨어진 브레가는 하루 8400배럴의 처리 능력을 갖춘, 리비아에서 두 번째로 큰 정유 시설 밀집 지역이다. 귄터 외팅거 유럽연합(EU) 에너지 담당 집행위원이 밝힌 것처럼 카다피가 리비아 내 원전과 천연가스 산지에 대해 통제력을 상실한 상황에서 브레가를 되찾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상황이다. 리비아의 국영석유회사 대표인 슈크림 가넴은 3일 AFP와의 인터뷰에서 “반정부 시위의 여파로 리비아 석유 생산량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또 물자 보급을 위해서라도 동부 지역 확보가 필요하다.

한편 네덜란드 국방부는 3일 “유럽 시민들을 구출하기 위해 리비아에 갔던 우리 해군 헬리콥터 승무원 3명이 카다피 정권에 붙잡혔다.”고 밝혔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나길회·유대근기자 kkirina@seoul.co.kr
2011-03-0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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