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佛 유엔결의안 초안 작업
리비아 동부를 장악한 반정부군에 대한 카다피군의 전투기 공격으로 국제사회의 군사 개입 방안이 비행금지구역 설정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영국과 프랑스는 리비아 상공을 비행금지구역으로 지정하는 유엔 결의안 초안 작성 작업에 착수했다.
반면 러시아와 중국은 이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최종 결의 도출 여부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나토는 공중조기경보관제기(AWACS)를 투입, 리비아 상공에 대한 24시간 감시체제에 돌입했다.
◇”英, 유엔결의안 초안 수일내 제출” = 정부군이 지난 6일 또다시 반군에 대한 공군 공격을 감행하자 국제사회에서 비행금지구역 설정이 필요하다는 여론에 급격하게 힘이 실리고 있다.
유엔 주재 영국대사는 7일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유엔 결의 추진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교장관은 이날 하원에 출석해 “나토(NATO)군이 비행금지구역 설정 가능성 등 다양한 방안을 준비하라는 임무를 받았다”며 “안보리에서 만약의 사태를 대비한 비행금지구역 지정 결의를 놓고 파트너 국가들과 긴밀하게 작업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유엔 주재 리비아 대사는 안전보장이사회에 비행금지 설정을 촉구했다.
앞서 지난 5일 알랭 쥐페 프랑스 외교장관은 이집트 방문에서 “영국과 함께 리비아에서 폭격을 막기 위해 비행금지구역 결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양국은 안보리 전 이사국과 사전 조율 후 초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외교관들이 전했다.
익명의 유럽연합 관료는 “비행금지구역에 대한 결론은 나지 않았다”고 밝혀 결의안 초안 제출 가능성이 유동적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한 유엔 주재 외교관은 초안이 금주에 안보리에 제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보리는 8일 북아프리카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태에 대해 린 파스코 유엔 정무담당 사무차장의 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아랍연맹 등 찬성, 중.러는 부정적 = 서방뿐 아니라 아랍권 등 국제사회 여론도 비행금지구역 설정 쪽으로 힘이 실리고 있다.
셰이크 압둘라 빈 자예드 아랍에미리트 외교장관은 7일 걸프협력회의(GCC) 외교장관회의 개막식에서 “비행금지구역 지정 등을 통해 리비아 민간인을 보호할 것을 국제사회, 특히 유엔 안보리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압둘라만 알-아티야 GCC 사무총장은 “정권에 의해 자행된 자국민 학살은 비난받아 마땅한 반인륜범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므르 무사 아랍연맹(AL) 사무총장도 지난 6일 쥐페 프랑스 외교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비행금지구역 지정을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프랑스 외교부가 이날 전했다.
하지만 현단계에서 안보리 상임이사국 중 러시아와 중국은 비행금지구역 결의에 반대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7일 “리비아 사태 해결방안의 하나로 외국의 개입, 특히 군사적 개입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고 관영 RIA 노보스티 통신이 보도했다.
또 영국은 사전 폭격을 수반하는 규모가 아니라 리비아 공군기의 활동만 제한하는 좁은 의미의 비행금지구역 결의를 선호하고 있다고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가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러시아와 중국이 GCC 등 역내 여론을 수용했다는 점을 근거로 양국의 지지가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상당히 어려운 과정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은 유엔 결의에 따라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 등의 자산동결을 포함한 제재 조치가 8일 각료회의를 통과할 예정이라고 교도통신이 8일 전했다.
리비아 정부는 국제사회의 압박에 대해 ‘음모론’으로 맞섰다.
무사 쿠사 리비아 외교장관은 7일 “프랑스와 영국, 미국이 동부 리비아의 반역자들과 접촉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며 “리비아 분열 음모가 있다”고 주장했다.
◇나토, 리비아 상공 24시간 감시 = 나토는 공중조기경보시스템(AWACS) 정찰기를 투입해 리비아 상공에 대한 24시간 감시에 나섰다고 이보 달더 나토 주재 미국 대사가 7일 밝혔다.
브뤼셀에 머무르고 있는 달더 대사는 이날 전화 기자회견에서 비행금지구역 설정과, 유엔 결의에 따른 무기 금수조치 이행 감시 등 여러가지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달더 대사는 그러나 “비행금지구역은 가능한 대안 가운데 하나”라면서도 “비록 실현된다고 해도 리비아 상황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며 과도한 기대를 경계했다.
리비아 공군 활동은 지난 주말 최고조에 달한 이후 점차 약화되는 추세며 현재까지 공군력이 양측의 승패를 가를 결정적 요소는 아니었다고 달더 대사는 진단했다.
그는 또 나토가 전함과 동맹국 수송기를 동원해 구호물자 공급과 난민 철수 등 인도주의 활동을 지원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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