潘총장, “유엔도 허리띠 졸라매”…예산 3% 삭감 지시

潘총장, “유엔도 허리띠 졸라매”…예산 3% 삭감 지시

입력 2011-03-10 00:00
수정 2011-03-10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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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9일 “2012-2013년 유엔 예산을 전년 대비 3% 삭감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반 총장은 이날 고위 참모진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고위 책임자들은 창의적인 생각으로 어떻게 하면 예산을 삭감할 수 있을지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배석했던 마틴 니저키 대변인이 전했다.

2011-2012년도 유엔 예산 규모는 54억 달러 가량이라고 니저키 대변인은 밝혔다.

반 총장은 회의에서 “우리는 현 경제상황에 관해 현실적이 돼야 한다”면서 가장 부유한 나라들 조차 허리띠를 졸라 매고 예산을 삭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엔도 효율적인 행정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엔은 예전 같은 사업 방식으로 갈 수 없다”면서 “보다 적은 돈으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엔은 192개 회원국들이 자발적으로 내는 분담금으로 운영되고 있으나, 금융위기 이후 상당수 국가들이 분담금을 제때 내지 못하거나 삭감하면서 예산 집행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반 총장은 지난 달 28일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도 경제위기 이후 각국이 국가 부채 문제로 시달리고 있어 유엔에 대한 지원이 예전 같지 않을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유엔이 효율적인 조직으로 개혁해 나가야 한다는 점에 의견일치를 봤다고 당시 회동 참석자들은 전했다.

앞서 미국 공화당 일각에서는 ‘유엔이 비효율적이고 부실 운영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유엔에 대한 미국의 분담금 납부 방식 변경을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한 바 있다.

빠르면 이달 말 또는 내달중에 미 공화당 지도부와 만날 예정인 반 총장의 이날 예산 삭감 언급은 유엔의 개혁 의지를 대내외에 표명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평화유지활동 및 다른 전문가 활동 예산을 제외한 일반 예산의 20%를 부담하는 최대 후원국이다.

유엔 예산은 사무국에서 논의해 제출하면 유엔 총회에서 최종 승인을 받게 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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