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군 리비아 전격 공격..숨막혔던 D-데이

다국적군 리비아 전격 공격..숨막혔던 D-데이

입력 2011-03-19 00:00
수정 2011-03-20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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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군 전투기.미사일 발사 등 공격 본격화

카다피 친위대는 이어 이른 아침부터 반군 거점인 벵가지 진격을 시도했다. 반정부군으로 활동하는 칼리드 아메드는 “카다피군이 어제(18일)는 60km밖에 있었지만 현재는 20km 앞까지 다가왔다. 30∼90분이면 여기에 당도할 수 있다”고 다급하게 전했다.

반군은 대응사격으로 카다피군의 벵가지 진격을 저지하려 노력했지만 반군 측 미그-23 전투기가 카다피군의 공격을 받고 추락하는 등 화력의 열세를 쉽게 극복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카다피군의 공세가 이어지자 피난을 떠나는 시민들의 차량이 벵가지 동쪽 도로를 중심으로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아랍권 위성 보도채널 알-자지라는 카다피군의 공습으로 26명이 숨지고 40명 이상이 다쳤다고 전했다.

반군의 칼리드 알-사예 대변인은 “그들이 벵가지 서부 쪽으로 들어오고 있다. 서방국들은 어디에 있는가”라며 국제사회의 즉각적인 군사 개입을 촉구하기도 했다.

◇ 서방 전격적인 작전개시 = 상황이 급박해지자 군사적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이날 오후 파리에서 열릴 리비아 관련 주요국 정상회의에 앞서 별도로 긴급 회동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파리에서 회의가 개시되자 유럽을 비롯한 각국의 전투기들도 출격 준비를 마치고 전열을 가다듬었다.

영국 공군은 토네이도 전폭기, 유로파이터 전투기, 님로드 초계기, 공중급유기 등을 실전 배치했고, 덴마크 공군 소속 F16 전투기 6대도 이탈리아 시칠리아에 위치한 미 해군 비행장에 착륙했다.

프랑스도 소렌자라 비행장 등에 비상대기령을 내렸고, 캐나다와 노르웨이도 각각 6대의 C-18 전투기와 F-16 전투기를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비아 상공에 대한 정찰 활동을 펼칠 조기경보통제기(AWACS)는 키프로스 기지에 배치됐고, 프랑스 항공모함 샤를 드 골호는 20일 리비아를 향해 출발할 것이라고 발표됐다.

오후 들어서는 프랑스군 소속 라파엘 전투기가 벵가지 상공을 선회 비행하는 모습이 목격되면서 다국적군의 리비아 공습이 초읽기에 들어갔음을 암시했다.

다국적군의 군사적전 개시를 알린 것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리비아 관련 주요국 회의를 마친 뒤 “카다피 원수가 국제사회의 최후통첩을 무시했다”면서 “리비아에 대한 군사행동이 개시됐다”고 선언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어 카다피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존중한다면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다면서 외교적인 문이 다시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을 방문 중이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기자회견에서 “리비아 문제에 대한 우리 서방국들의 합의는 강력하며, 결의 또한 분명하다”면서 “리비아 국민들은 반드시 보호할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 프랑스 공군의 첫 폭격 = 결국 이날 오후 6시 45분(한국시간 20일 오전 2시45분) 다국적군의 첫 번째 군사공격이 단행됐다.

프랑스 국방부는 프랑스군 미라주 전투기 등이 카다피군의 군용차량에 조준 사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국방부 대변인은 프랑스군이 미라주와 라팔 전투기를 벵가지 등지로 출격시켰다며 비행금지구역에 진입하는 항공기는 격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알-자지라도 소식통을 인용, 벵가지 남서부에서 프랑스군 전투기가 카다피군 탱크 4대를 파괴했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과 영국 해군은 지중해상 군함에서 총 110여 발의 토마호크 미사일을 발사, 리비아의 방공 시설 20곳을 타격했다.

42년째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카다피에 대한 서방의 대대적인 군사적 공세가 본격화한 순간이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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