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첫 여성 부통령후보 페라로 타계

美 첫 여성 부통령후보 페라로 타계

입력 2011-03-27 00:00
수정 2011-03-27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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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역사상 주요 정당의 첫 여성 부통령 후보였던 제럴딘 페라로 전 하원의원이 26일 향년 75세로 타계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페라로 전 의원은 혈액암으로 12년 동안 투병생활을 해온 끝에 보스턴의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에서 이날 오전 10시께 숨을 거두었다고 가족들은 성명을 통해 밝혔다.

페라로 전 의원은 지난 1984년 월터 먼데일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러닝 메이트로 출마, 미국 주요 정당의 첫 여성 부통령 후보로 기록됐다.

뉴욕의 3선 하원의원이었던 페라로 전 의원은 당초 널리 알려진 정치인이 아니었으나 그해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시 불리했던 선거 판세를 바꾸려는 먼데일 대통령 후보에 의해 부통령 후보로 전격 지명되면서 전국적인 지명도를 얻게 되었다.

특히 첫 여성 부통령 후보로서 대선 운동 기간 먼데일 후보를 능가할 정도로 엄청난 인기와 화제를 몰고 다녔으나, 낙태에 호의적인 입장과 남편의 사업 관련 법적 문제 등으로 논란에 휩싸이면서 마음 고생을 하기도 했다.

결국 대선에서 현직 상대인 공화당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과 조지 부시 부통령에게 50개 주 중 49개를 내주는 거의 반세기 만의 최대 참패를 기록, 첫 여성 부통령을 향한 페라로 전 의원의 도전은 중단됐다.

그러나 선거 직후 패배승복 연설에서 “나의 (부통령) 후보 출마는 차별이 오래 가지 못할 것임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 여성들은 결코 다시는 이등시민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이후에는 1992년과 1998년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 경선에 나섰다 잇따라 떨어졌고, 1996~1997년 CNN 방송의 ‘크로스파이어’ 프로그램 진행을 맡기도 했으며 1998년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 골수종 판정을 받고 병마와 싸워왔다.

또 지난 2008년 민주당의 대선 후보 경선 때는 힐러리 클린턴 캠프에 합류해 선거자금 모금책으로 일하던 중 버락 오바마 당시 후보가 백인이었다면 현 위치에 이르지 못했을 것이라며 흑인 폄하 발언을 했다가 물의를 빚고 사퇴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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