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고교 봉쇄, 인터넷 통제
한족 트럭기사에 의한 유목민 압살 사고로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에서 몽골족들의 시위가 촉발된 이후 현지에서는 삼엄한 계엄 속에서 팽팽한 긴장이 지속되는 것으로 전해졌다.1일 미국에 서버를 두고 운영되는 중국어 사이트 보쉰(博迅)닷컴에 따르면 네이멍구의 수도인 후허하오터(呼和浩特) 시에는 도시 곳곳에 군복을 입은 무장경찰 수천명이 배치돼 경계를 서고 있는 가운데 추가 시위는 발생하지 않았다.
겉으로는 평온을 유지하고 있는 듯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당국의 강력한 통제로 인한 것이어서 긴장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한다.
지난 24일 네이멍구의 시린하오터(錫林浩特) 시 정부 청사 앞에서 학생 등 2천여명이 유목민 모르건(莫日根)의 죽음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인 이후 당국은 후허하오터를 포함한 네이멍구 주요 지역에 무장경찰을 대거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특히 네이멍구사범대학, 네이멍구대학, 네이멍구농업대학, 네이멍구몽골어학원 등 후허하오터 시의 주요 대학들은 교문을 봉쇄한 채 학생들의 외출을 금지하고 있다.
후허하오터 대학가의 한 주민은 이날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농업대학 등 인근 대학이 봉쇄된 상태로 지금도 무장경찰들이 주변을 지키고 있다”고 전했다.
후허하오터대학 등 일부 학교는 학생들에게 어떤 형태의 시위에도 참여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몽골족이 많이 다니는 고등학교에도 공안 차량이 교정에 상주하면서 학생들의 동태를 감시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네이멍구 내부의 소식이 타 지역이나 국외로 전파되는 것을 차단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후허하오터 등 네이멍구 지역에서는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 등 통신업체의 휴대전화 인터넷 서비스가 중단된 상태로 이는 트위터와 비슷한 마이크로블로그인 웨이보(微博)를 통해 정보가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심지어 대학가 일대에서는 휴대전화 음성 통화마저 불통되는 경우가 잦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중국 당국은 몽골인들의 추가 시위를 철저하게 봉쇄하는 한편 후춘화(胡春華.48) 네이멍구 당서기가 사고 지역을 방문해 가해자에 대한 철저한 처벌을 공개적으로 약속하는 등 강온 양면 정책을 구사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의 장위(姜瑜) 대변인도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외교 문제가 아닌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이례적으로 “(해당) 지방정부가 이번 사건을 중시하고 있으며 법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답변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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