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를 순방하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11일(현지시간) 중국을 겨냥해 “아프리카는 신(新)식민지주의를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클린턴 장관은 이날 첫 방문 국인 잠비아에서 현지 방송과 인터뷰를 갖고 “우리는 식민지 시대에 강대국들이 현지 천연자원만을 빼내 사용하고 빠져나가는 경우를 많이 봤다.”면서 “아프리카의 자원을 이용해 자국의 이익 실현에만 골몰하는 신식민주의가 재현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아프리카 지도자들은 외국의 현지 프로젝트들이 지속 가능한지, 아프리카 민중의 이익에 기반하는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클린턴 장관은 인터뷰에서 중국을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중국을 겨냥해 ‘신식민주의’란 표현을 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최근 “중국의 아프리카 현지 대규모 투자에 대해 아프리카 민중이 이용당하지 않도록 철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면서 “아프리카의 미국 외교관들은 주재국에서 중국 투자 프로젝트들을 철저히 평가해 본국에 보고하도록 지시를 받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또 “미국의 아프리카 개발원조나 공공 프로젝트는 아프리카의 좋은 정치체제와 공동발전을 지향하고 있다.”면서 “오바마 행정부는 아프리카의 성공이 장기적인 이익이라는 점에서 아프리카와 아프리카 민중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 이래 30년 만에 아프리카 잠비아를 방문한 클린턴 장관의 아프리카 순방은 아프리카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혀 가는 중국을 견제하고, 미국과 아프리카 연대를 강화하는 목표를 가진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2011-06-13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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