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승권도 없이 뉴욕서 LA로…美 허술한 보안검색

탑승권도 없이 뉴욕서 LA로…美 허술한 보안검색

입력 2011-07-01 00:00
수정 2011-07-01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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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지난 탑승권 소지..검색대 무사통과

9.11 테러 이후 공항의 보안검색을 대폭 강화해 사생활 침해 논란까지 초래할 만큼 ‘깐깐한’ 미국의 항공보안 시스템에 허점이 드러났다.

제대로 된 탑승권도 소지하지 않은 20대 남성이 뉴욕 JFK국제공항의 보안 검색대를 무사히 통과, 비행기를 타고 로스앤젤레스(LA)까지 날아갔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허술한 공항검색이 도마위에 오른 것.

지난달 30일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미 국토안보부 산하 교통안전청(TSA)은 이날 미국 국적을 지닌 나이지리아 출신의 올라지드 올루와선 노이비(24)가 이 같은 혐의를 받고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노이비가 허술한 검색 과정을 거쳐 항공기에 오른 건 지난달 24일. 그는 이날 JFK국제공항에서 LA로 향하는 버진 아메리카 항공 소속 여객기에 탑승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 그에 손에 들린 건 날짜가 지난 다른 사람의 탑승권과 미국 미시간대 학생증, 그리고 경찰이 발부한 여권분실증명서가 전부였다.

그러나 보안 검색대 직원은 3가지 문서를 확인한 뒤 노이비를 통과시켰다.

그의 범죄행각이 발각된 것은 비행기에 탑승한 이후였다.

승객들이 그의 몸에서 악취가 난다고 항의하자 승무원이 그를 조사하기 시작했고, 노이비는 타인의 이름이 적힌 탑승권을 제시했다. 승무원이 확인한 승객 명단에도 그의 이름은 없었다.

그러나 공항 당국은 비행기가 LA에 착륙한 뒤 노이비의 짐을 수색하고는 위협이 될 만한 요소가 없다는 이유로 추가 조사 없이 그를 석방했다.

결국, 노이비는 나흘 뒤인 29일 LA 국제공항에서 애틀랜타로 가는 여객기에 다시 한 번 불법 탑승하려다 적발돼 경찰에 체포됐다.

2001년 9.11테러부터 2009년 성탄절 항공기 폭파 기도 사건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항공기를 이용한 테러 위협에 꾸준히 노출돼 왔던 미국 사회는 이번 사건으로 발칵 뒤집혔다.

피터 킹 미 국토안보위 위원장은 이날 존 피스톨 TSA 청장 앞으로 서한을 보내 오는 8일까지 진상조사를 마친 뒤 결과를 브리핑 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또 노이비의 보안검색과 문서검사를 담당했던 해당 직원에 대해서도 감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CNN은 노이비가 테러 위협요소를 지닌 인물은 아니었지만, 이번 사건은 미국 공항의 보안체계가 얼마나 허술한지를 방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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