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스트로스-칸 사건 반전되자 美 비난 봇물

佛, 스트로스-칸 사건 반전되자 美 비난 봇물

입력 2011-07-04 00:00
수정 2011-07-04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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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미수 혐의로 미국에서 체포·기소 됐던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전 총재의 사건이 반전을 맞자 프랑스가 미 사법 당국에 대해 참아왔던 울분을 터뜨렸다.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은 4일 미 검찰이 스트로스-칸을 너무 성급하게 기소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자, 프랑스 사회가 ‘살인자’라는 과격한 표현까지 동원해 미 언론과 사법 당국을 비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실 스트로스-칸의 이번 성추문은 프랑스인들에게 충격을 넘어 모욕감까지 안겨준 사건이었다.

프랑스와 달리 유명인의 사생활 노출에 비교적 관대한 미국 언론은 스트로스-칸의 수갑 찬 모습을 대서특필하는가 하면, 면도도 하지 못한 채 법정에 앉아있는 그의 초췌한 모습을 그대로 방송에 내보냈다.

한 때 자국의 유력 대권 주자로 평가됐던 스트로스-칸이 미국 타블로이드지의 추악한 ‘단골 손님’으로 전락한 것에 대해 프랑스인들은 수치심을 느꼈다.

그러다가 미 검찰이 피해 여성의 진술에 신빙성이 의심된다고 밝히고 지난 1일 스트로스-칸이 가택연금에서 풀려나자 프랑스 사회가 일제히 들고 일어난 것이다.

프랑스 사회당 출신인 리오넬 조스팽 전 총리는 미국의 사법 체계를 비판하며 “스트로스-칸이 늑대떼(미 사법 당국)에게 던져졌다”고 비난했다.

로베르 바뎅테르 전 법무장관은 스트로스-칸에 대한 미국 사회의 처우를 “언론에 의한 살인”이라고 표현했다.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 역시 이번주 사설에서 미국이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스트로스-칸을 규탄했다”며 “언론에 끌려 다니는 미 사법 당국 때문에 스트로스-칸이 IMF 총재직을 잃고 정치 생명도 끝났다”는 동정론을 폈다.

프랑스 철학자인 베르나르 앙리 레비는 스트로스-칸에 대한 미국의 처우가 ‘포르노’와 다름없었다면서, 고소인의 변호사가 기자회견에서 ‘피해 여성’의 신체적 상처를 낱낱이 공개하면서까지 희생자라는 사실을 부각시키려한 것도 “외설적이었다”고 꼬집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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