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사건으로 고통스런 기억 떠올라 법적 대응 결심”
”그 끔찍한 기억을 상자 속에 넣고, 치워버리려고 했지만...”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에게 성폭행을 당할 뻔 했다고 주장하는 프랑스의 앵커 출신 작가 트리스탄 바농(32)이 그를 고소한 이후 처음으로 13일(현지시각) 언론에 등장해 심경을 고백했다.
바농은 이날 프랑스2 TV에 출연해 스트로스-칸의 이번 뉴욕 사건을 지켜보면서 자신의 고통스러운 기억들이 다시금 떠올라 그를 고소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녀는 “그 기억을 잊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상자 속에 넣어 치워버릴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상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이날 바농의 인터뷰는 그녀의 어머니에 대한 경찰 조사가 마무리 된 뒤에 방영됐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바농은 앞서 지난 11일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인터뷰에서 바농은 8년 전 사건을 지금에 와서야 법적 대응하는 이유를 거듭 설명했다.
그녀는 당시 자신의 가족과 스트로스-칸이 소속된 사회당의 정치인, 언론인, 법률 자문가 등이 그를 고소하지 않는 편이 낫다고 자신을 설득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뉴욕 호텔의 여 종업원을 성폭행하려 한 스트로스-칸의 사건이 “나로 하여금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녀는 또 자신의 변호사가 “이 사건을 끝까지 지켜봐줄 것”이라며 강력한 대응 의지를 드러냈다.
바농의 어머니이자 프랑스 오트노르망디주(州) 외르 지방의회 부의장인 사회당의 안느 망수레 의원은 AP와 인터뷰에서 당시 스트로스-칸의 사건을 묻어두려고 했던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망수레 의원은 “그때는 (스트로스-칸을 고소하면) 우리 딸이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하지만 내가 간과했던 부분은 이 사건이 바농의 인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프랑스의 제1야당인 사회당의 대선후보 등록이 이날 마감됐다.
지난 4일 사회당 대변인은 스트로스-칸이 대선후보로 등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하면서도, 등록 마감일인 13일 이후에도 그가 등록을 원할 경우 예외가 인정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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