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정부의 원전 포기 실효성이 도마에 올랐다. 원전 포기 정책으로 독일은 부족한 전력을 메우기 위해 이웃 국가인 체코의 원전에 의존하고 있는데, 테메린 원전은 독일과 워낙 가까운 거리에 있어 심각한 사고 발생 시 독일이 방사능에 쉽게 노출되는 위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미국 경제주간 비즈니스위크가 최근 보도했다. 요하킴 크네벨 독일 칼스루에공대 교수는 “재생 에너지로 전환하자는 얘기는 쉽지만 원전포기 선언은 너무 급작스러운 것”이라면서 “독일 정부의 원전 폐쇄 결정은 너무 감정적으로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독일은 원전 가동중지 전까지만 해도 한 달 평균 1400GW(기가와트·독일 전력생산의 3%)를 해외에 수출해 왔다. 원전 17기 가운데 8기를 가동중지한 지금은 오히려 한 달에 2000GW의 전력을 체코와 프랑스 등에서 수입해 쓰고 있다. 이를 위해 독일 정부는 한 달 평균 1억 3900만 달러를 쏟아붓고 있다고 미 블룸버그통신이 추산했다. 연간 16억 6800만 달러(약 1조 9000억원)의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독일 정부는 풍력·태양열·재생 에너지 발전 능력을 높여 해외 전력 수입을 서서히 줄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독일의 원전 포기 계획이 순탄하게 이뤄지기는 힘들 것이라는 게 원전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풍력과 태양열 등 대체에너지 개발의 중심지인 독일 북부 지역의 경우 날씨의 변동이 잦고 태양열 농장이 집중 건설돼 있어 안정적인 전력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여기에 산업용 전력을 수송할 고전압의 전력 공급라인이 충분치 않아 바바리아에 전력을 공급하기가 어렵다는 점도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2011-10-1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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