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장관들의 사고사 ‘의혹의 꼬리표’

멕시코 장관들의 사고사 ‘의혹의 꼬리표’

입력 2011-11-12 00:00
수정 2011-11-12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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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간 치안 관련 장관 3명 항공기 추락사’

멕시코에서 ‘마약과의 전쟁’을 진두지휘해 온 프란시스코 블라케 모라(45) 내무장관이 헬리콥터 추락사고로 사망하면서 과거 비슷한 사고로 숨진 멕시코 장관들의 죽음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사망한 블라케 모라 장관을 비롯 최근 7년간 멕시코에서 비행기와 헬리콥터 등 항공기 사고로 숨진 연방정부 장관은 알려진 사람만 3명이다.

공교롭게도 이들 모두는 멕시코 치안 현장의 최일선에 있거나 밀접한 관련을 맺고 업무를 수행하다 비명횡사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2008년 11월에는 현 정부의 첫 대통령 비서실장이자 당시 내무장관이었던 후안 카밀로 모우리뇨 장관이 타고 있던 경비행기가 수도 멕시코시티 도로로 추락해 그를 포함한 탑승객 9명이 숨지고 지상에서도 민간인 7명이 사망했다.

당시 사고는 비교적 안전하다는 멕시코시티 상공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내부 소행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으나 당국은 사고 비행기가 앞서 운항하던 보잉767기에 너무 근접해 난기류 등으로 사고를 당했다는 조사결과를 내놓았었다.

하지만 모우리뇨 장관의 비행기를 몬 조종사가 보잉 767기에 왜 근접 비행을 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일부에서 이를 둘러싼 궁금증이 여전히 남아 있다.

이에 앞서 2005년에는 라몬 마르틴 우에르타 멕시코 공공안전장관이 탑승했던 헬리콥터가 추락해 그와 다른 승객 6명이 사망했으며 당국은 조사결과 열악한 기상여건이 사고 원인이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사고 희생자가 마약갱단의 표적이었던 멕시코 치안당국 책임자였다는 점에서 범죄조직의 테러라는 주장이 번졌고, 그 근거로 사망한 탑승객 중 한 명이 이전에 갱단의 협박 편지를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당시 정부는 우에르타 장관의 죽음이 치안 부재의 현실을 드러내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서둘러 진화에 나섰으나 의혹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블라케 모라 장관의 경우도 사고원인이 기상악화로 추정되고는 있지만 그가 ‘마약과의 전쟁’에 있어 최고 지휘자 역할을 했었던 점을 고려할 때 이번에도 범죄조직이 배후에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펠리페 칼데론 대통령은 이날 블라케 모라 장관의 죽음을 추모하는 연설에서 기상악화에 따른 사고로 보인다며 테러 가능성을 배제했으나 현지 수사당국의 입장에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둘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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