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 “아무리 경제 어려워도 늘 자비로운 기부자들 있기에 우리의 겨울은 따뜻하죠”

[단독인터뷰] “아무리 경제 어려워도 늘 자비로운 기부자들 있기에 우리의 겨울은 따뜻하죠”

입력 2011-12-08 00:00
수정 2011-12-08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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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구세군 수도권사령부 대외협력국장 켄 포사이스

미국인들은 올해 그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맞고 있다. 사상 유례 없이 길게 이어지는 경기침체 때문이다. 그나마 사람들이 온기를 잃지 않는 건 도움의 손길이 몰리는 빨간 자선냄비가 있어서다. 서울 명동의 구세군 자선냄비에 1억 1000만원짜리 수표가 쾌척됐다는 소식이 태평양을 건너온 6일(현지시간) 워싱턴DC 시내에 있는 ‘미국 구세군 수도권사령부’를 찾아 켄 포사이스(47) 대외협력국장으로부터 미 구세군의 활동상을 들었다. 수도권사령부는 워싱턴DC와 버지니아주 알링턴, 페어펙스 등 수도권의 11개 지부를 총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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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구세군 수도권사령부 대외협력국장 켄 포사이스가 6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사무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워싱턴 지역의 자선냄비 모금활동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미국 구세군 수도권사령부 대외협력국장 켄 포사이스가 6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사무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워싱턴 지역의 자선냄비 모금활동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올 자선냄비 모금 목표 18억원

→경제위기로 미국인들이 고통받고 있는데, 혹시 기부가 줄지는 않을까.

-걱정이 안 되는 건 아니다. 지난해에도 경제가 안 좋았고, 올해는 도움을 청하는 가난한 가정들이 좀 더 늘었다. 집세, 전기세, 식료품은 물론 옷을 좀 도와 달라는 요청도 있다. 하지만 우리한테는 늘 자비로운 기부자들이 있어 든든하다.

→올해 모금 목표는.

-지난달 10일부터 오는 24일 크리스마스이브 때까지 자선냄비 모금을 하는데, 총 160만 달러(약 18억원)를 모으는 게 목표다. 지난 몇 년간 150만~160만 달러 목표액을 견지해 왔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상황이 어렵지만 당분간 기존 목표를 유지하기로 했다.

●각 지역서 모은 돈 모두 그 지역에 써

→모금 목표는 어떤 기준으로 정하나.

-맡고 있는 지역에서 도움을 얼마만큼 필요로 하는지 먼저 조사한 뒤 정한다.

→모금한 돈이 전국 본부(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로 가지 않고 각 지역에서 쓰인다는 말인가.

-그렇다. 각 지역에서 모금한 돈은 모두 그 지역의 어려운 사람들에게 돌아간다.

→자선냄비를 발견하지 못하는 사람은 어떻게 기부할 수 있나.

-그런 사람들을 위해 온라인 자선냄비를 8년 전에 도입했다. 구세군 홈페이지에서 해당 지역 우편번호를 치고 돈을 납부하면 그 지역으로 돈이 간다. 그외 연중 온라인 기부와 오프라인 우편 기부 등도 열려 있다.

→수도권에 얼마나 많은 자선냄비가 설치돼 있나.

-275개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8시간씩 모금한다.

→그런데 도심에서 자선냄비를 보기 힘들다.

-지하철역 등 공공시설 인근에서는 모금 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슈퍼마켓이나 은행, 커피숍 앞에서 모금을 한다.

→자선냄비 모금은 사관들이 직접 하나.

-아니다. 사관들은 토요일 오후에만 나가고 평일에는 유급 종사자나 자원봉사자들이 모금을 한다. 사관 수가 22명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어디에 돈을 주든 기부는 매우 중요”

→한국에서는 최근 1억원이 넘는 수표를 자선냄비에 넣고 간 사람이 있어 화제다. 미국에도 그런 일이 있나.

-올해는 아직 없지만 2년 전 페어펙스에서 누군가 1400달러(약 157만원)짜리 금화를 넣고 간 일이 있다.

→한국인들에게 기부에 대해 주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기부해라. 기부해라. 기부해라. 어디에 돈을 주든 기부는 매우 중요하다. 운이 좋지 않은 사람을 도와 우리 옆에 이웃으로 서게 하는 일이다. 돈이 없는 사람도 남을 도울 수 있다. 시간을 내 자원봉사를 하면 된다.

글 사진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2011-12-08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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