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화 놓고 다투던 10대, 흉기에 찔려 숨져

최근 미국에서 새로 나온 한정품 운동화를 사려는 쇼핑객이 난투극을 벌인 데 이어 영국에서는 최대 쇼핑일로 꼽히는 ‘박싱데이(Boxing Day)’에 10대 쇼핑객이 흉기에 찔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가디언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낮 1시45분께 런던의 쇼핑 명소인 옥스퍼드 거리에서 18세 소년이 가슴을 흉기에 찔려 숨졌다.

영연방 국가에서는 크리스마스 다음 날을 ‘박싱데이’라고 부르는데, 이날 거의 모든 유통업체가 1년 중 최대 규모의 세일을 시작한다.

이 소년은 신발 가게인 ‘풋라커’ 안에서 피습당한 것으로 보이며, 가게 바깥으로 나와 겁에 질린 쇼핑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고 경찰은 밝혔다.

목격자들은 소년이 속한 무리가 운동화를 먼저 차지하려고 다른 청소년 무리와 다툼을 벌이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날 경찰은 빽빽하게 몰린 쇼핑객 틈을 뚫지 못해 경찰차를 버리고 사건 현장으로 출동하는 진풍경을 빚었다.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11명을 체포했으며 흉기 살인의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어서 이날 오후 5시45분께 옥스퍼드 거리의 나이키 매장 인근에서 21세 남성이 다리를 흉기에 찔리는 또 다른 피습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남성은 사건 직후 병원으로 옮겨져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두 사건 사이의 연관성에 대해 웨스트민스터 경찰서의 브루스 미들미스 조사관은 “아직 확실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면서 “사건에 연루된 젊은이들이 런던 남부의 같은 지역 출신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옥스퍼드 거리에서는 2008년에도 맥도널드 매장 앞에서 22세 남성이 대낮에 흉기에 찔려 살해당하는 일이 있었으며, 지난 8월에는 의류매장 H&M 앞에서 10대 청소년 두 명이 피습당하는 등 사건이 끊이지 않았다.

피습 사건 발생 후 옥스퍼드 거리의 상점 다수가 영업에 타격을 받았지만, 박싱데이 세일을 시작한 지 3시간 만에 이들 상점은 1천500만파운드(약 17조3천억원)을 벌어들였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한편, 이날 영국 맨체스터에서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친구 집을 찾은 인도 출신 유학생(23)이 무차별 총격을 당해 숨졌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보도했다.

경찰은 오전 1시30분께 친구들과 함께 맨체스터의 번화가를 걷고 있던 피해자에게 한 백인 남성이 다가와 알 수 없는 이유로 총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