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스라엘 암살작전” vs “서방 비난 노린 자작극”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의 전직 관료와 이란 전문가들은 이스라엘 등이 이란 핵시설에 대한 전면적 공격 대신 암살이나 폭탄 테러, 사이버 공격, 망명 유도 등 비밀작전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고 11일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서방을 비난하기 위해 이란이 ‘자작극’을 벌였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NYT는 미국이 알카에다를 상대로 격렬한 전투 대신 무인기 공습을 선택했듯 이스라엘 등이 이란에 대한 다차원적 공격이 전면전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패트릭 클라우슨 이란안보계획 대표는 “(이란의 핵 개발을 막기 위한) 비밀작전은 이스라엘이나 미국이 핵개발 의심 시설을 공습하는 것보다 더 좋은 작전”이라면서 “가능하다면 암살이나 (은밀한) 시설 파괴가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란 핵 전문가 등을 암살하는 것은 핵 개발을 다소 늦추는 효과만 있을 뿐 멈추게 할 수는 없으며 오히려 이란이 미국과 그 동맹국을 향해 같은 방식으로 되갚을 수 있는 빌미를 남길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란이 핵 개발에 대한 결의를 다지는 효과 등을 거두려고 자국 전문가를 암살하는 자작극을 벌이고 있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소속의 이란 전문가인 카림 사드자드포워는 “국가로부터 철저히 감시당하는 핵과학자가 대낮에 암살당하고 범인조차 잡히지 않는다는 것은 수수께끼 같은 일”이라면서 과학자들을 이란 정부가 살해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특히 고위급 전문가들만 피살당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 자작극 가능성에 힘을 실어 준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11일 이란 테헤란에서 발생한 핵과학자 모스타파 아흐마디 로샨(32)의 피살에 자국이 개입하지 않았다고 부인하며 파문 확산을 경계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2012-01-1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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