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금지구역 설정해야” 군사개입 카드 빼든 佛

“비행금지구역 설정해야” 군사개입 카드 빼든 佛

입력 2012-06-15 00:00
수정 2012-06-15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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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비우스 외무 “피의 정권 끝내야”… EU외무장관 회담서 공론화 방침

전면적인 내전 상황에 빠져든 시리아 사태의 해법을 놓고 미국과 러시아, 중국 간 갈등이 첨예화되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가 먼저 총대를 메고 군사 개입 카드를 꺼내들었다.

로랑 파비우스 프랑스 외무장관은 13일(현지시간) 코피 아난 유엔·아랍연맹 특사의 평화안이 강제력을 갖도록 시리아에 대해 무력사용을 허용하는 유엔헌장 7조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파비우스 장관은 특히 군사적 개입의 일환으로 비행금지 구역 설정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날마다 최소 수십 명의 시리아 주민들이 알아사드 정권의 손에 죽어가고 있다.”면서 “죽음과 피의 정권을 종식시키기 위해 국제 사회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고 AFP와 텔레그래프 등 외신들은 전했다. 파비우스 장관은 비행 금지 구역 설정과 함께 알아사드를 지지하는 고위층에 대한 강력한 제재와 주민 학살의 책임자에 대한 국제법적 처벌 등도 주장했다. 이는 지난 4월 유엔의 휴전 조치가 무력화된 이후 서방에서 나온 가장 강도 높은 발언이다.

프랑스는 오는 25일로 예정된 유럽연합(EU) 외무장관 회담에서 이 같은 방안을 공식 테이블에 올릴 예정이다.

러시아, 중국이 외세 개입에 반대하고, 미국이 무력 개입을 주저하는 상황에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정부의 강경책이 즉각 현실화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지만, 지난해 3월 리비아 내전 당시 유엔 안보리의 비행 금지 구역 설정이 사태의 분수령으로 작용했다는 점에서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리비아 내전 당시에도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이 군사 개입을 선제적으로 주장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 카불에 도착한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은 “시리아가 총체적인 붕괴의 순간에 처했다.”면서 “모스크바가 알아사드에게 모든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압박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헤이그 장관은 “시리아를 또 다른 리비아 사태로 봐선 안 된다.”며 군사력 개입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해 파비우스 장관과는 이견을 보였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2012-06-15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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