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유명 제지업체, 3세 경영 실패로 회사 넘어가

日 유명 제지업체, 3세 경영 실패로 회사 넘어가

입력 2012-06-20 00:00
수정 2012-06-20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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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지와 종이 기저귀 히트 상품을 잇달아 내놓으며 잘나가던 일본 제지업체가 3세 경영에 실패한 끝에 경쟁사로 넘어가게 됐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0일 보도했다.

일본 다이오(大王) 제지는 조만간 창업가가 보유하고 있던 주식 약 20%를 100억엔에 호쿠에쓰키슈(北越紀州)제지에 넘길 예정이다. 호쿠에쓰키슈제지는 이미 보유하고 있던 다이오제지 주식 3%를 합쳐 다이오제지 그룹의 최대주주로 떠오를 전망이다.

일본 제지업계 5위인 호쿠에쓰키슈제지가 4위인 다이오제지를 인수하면 오우시(王子)제지, 일본제지그룹 본사에 이어 제지업계 3위로 떠오른다.

다이오제지는 이카와 이세키치(井川伊勢吉·1909∼1990) 전 회장이 1943년 에히메(愛媛)현에서 설립한 회사다. ‘에리엘’이라는 화장지 브랜드로 널리 알려졌다. 성인용 종이기저귀 분야에서도 강세를 보이며 한때 일본 제지업계 선두 자리를 넘보기도 했다.

잘 나가던 기업이 위기에 처한 것은 창업자의 손자인 이카와 모토타카(井川意高.47)가 2007년 6월 사장에 취임하면서부터다. 도쿄대 법대를 졸업한 그는 경영수완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주식 선물거래와 외환 거래에서 손실을 낸 뒤 카지노에 빠져들었다. 회삿돈 107억엔을 도박에 탕진한 끝에 구속됐다.

이후 회사 측은 3세인 이카와 모토타카는 물론이고, 2세 사장과 회장을 지낸 뒤 고문으로 있던 이카와 다카오(井川高雄·74)까지 해임했다. 경영진과 창업가의 갈등은 그룹 내분으로 이어진 상태였다.

호쿠에쓰키슈제지는 1907년 니가타에서 창업한 골판지 회사 호쿠에쓰제지가 모체다.

최대 주주는 미쓰비시상사다. 호쿠에쓰제지는 2006년 제지업계 1위업체인 오우시제지에 적대적 인수를 당할 뻔하기도 했지만, 위기를 넘긴 뒤 2009년에는 기슈제지를 인수해 업계 5위로 부상했다. 호쿠에쓰키슈제지는 미쓰비시상사 출신의 전문 경영인 기시모토 세키오(67) 사장이 이끌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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