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산지 망명 허용 결정에 시일 걸릴 듯

어산지 망명 허용 결정에 시일 걸릴 듯

입력 2012-06-22 00:00
수정 2012-06-22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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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산지 “아직 보장받지 못한 상태”에콰도르 대통령 “결정에 시한은 없다”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40)의 망명 신청에 대한 에콰도르 정부의 결정이 늦어지고 있다.

영국 대법원의 판결로 스웨덴 추방을 눈앞에 뒀던 어산지는 지난 19일(현지시간)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피신해 정치적 망명을 신청했다.

에콰도르 정부는 당초 24시간 이내에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었으나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어산지는 22일 망명 신청 이후 처음 호주 ABC 라디오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에콰도르가 미국에 대한 나와 위키리크스의 투쟁에 대해 심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면서도 “망명 신청이 성공할지 여부에 대해 보장을 받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호주 국적인 어산지는 이어 “2010년 12월부터 호주 대사관의 어느 누구와도 만난 적이 없다”면서 “호주 정부가 비열한 수사를 늘어놓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기후변화 정상회의장에서 가진 BBC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요인이 검토될 것”이라면서 “결정을 언제까지 해야 한다는 시한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산지의 목숨이 위태로운지 살펴봐야 한다. 망명 허용 여부에 대한 결정은 에콰도르의 주권에 관한 것”이라면서도 자신이 망명을 수용하려 한다는 관측에 대해서는 답하기를 거부했다.

좌파 성향의 코레아 대통령은 남미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줄이는데 앞장서왔으며, 위키리크스의 미국 정부의 비밀문서 폭로에 대해서도 지지 입장을 갖고 있다.

위키리크스 대변인은 “몇시간 또는 며칠이 걸릴 수 있다”면서 “에콰도르 당국이 영국, 스웨덴, 미국 당국에 정보 제공을 요청했으며 망명 허용 여부를 결정하기에 앞서 이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는 영국 사법당국의 관할권이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현지 경찰은 어산지가 건물 밖으로 나오면 보석 조건을 어긴 혐의로 즉각 체포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스웨덴 방문 당시 2명의 스웨덴 여성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아온 어산지는 지난 2010년부터 런던에 머물며 스웨덴으로 송환되지 않기 위한 법적인 소송을 벌여왔다.

그는 자신에 대한 성폭행 혐의는 미국의 비밀 외교문서 공개를 막기 위해 미국 당국이 기획했기 때문에 스웨덴으로 송환되면 미국 당국으로 신병이 넘겨져 간첩 혐의로 처벌을 받을 것이라는 주장을 펴왔다.

영국 대법원은 그러나 지난 14일 어산지가 낸 스웨덴 송환 결정에 대한 재심 요청을 기각했다.

어산지의 한 변호인은 “어산지가 미국의 전쟁 범죄를 폭로한 데 대해 미국 정부로부터 정치적으로 박해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그는 자신의 망명 신청이 스웨덴 검찰의 성폭행 범죄 혐의를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미국 당국의 박해로부터 보호받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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