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약이 두통 원인…남용 피해야”

“두통약이 두통 원인…남용 피해야”

입력 2012-09-19 00:00
수정 2012-09-19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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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보건연구소 가이드라인서 경고

두통 치료를 위해 먹는 진통제가 일부 두통환자들에게는 심각한 두통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19일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영국 국립 보건임상연구소(NICE)는 의사들을 위한 두통치료 가이드라인을 처음으로 발표하면서 영국에서 100만명 이상이 진통제 과다복용으로 앓지 않아도 되는 두통을 앓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약물남용 두통’ 환자는 고통을 덜기 위해 진통제를 먹지만, 이 때문에 다시 두통을 앓는 악순환에 빠져 있다고 연구소는 경고했다.

진통제가 왜 이런 효과를 낳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영국 국립신경-신경외과 병원의 맨지트 매서루 고문의사는 “두통 때문에 한 달에 10~15일 이상 진통제를 먹는다면 약이 문제의 원인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약물남용 두통이 인구 50명에 한 명꼴로 발생하는데, 이것은 영국에서 거의 100만명이 진통제 복용 때문에 두통을 앓는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긴장형 두통이나 편두통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유전학적으로 약물남용 두통에 더 취약할 수 있다고 연구소는 전했다.

연구소는 이들 약물남용 두통 환자에게는 의사들이 모든 진통제 복용을 즉시 중단하라고 말할 것을 조언했다.

이들의 증상이 개선되려면 한 달 정도 진통제 없이 정기적인 두통에 시달리며 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구소는 또 이들에게 진통제 대신 예방치료 등 다른 방안을 권했으며 편두통과 긴장형 두통환자들에게 침술 치료도 추천했다.

연구소 패널을 이끈 워익 의대의 마틴 언더우드 교수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침술 치료가 긴장형 두통이나 편두통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더 많은 이들이 침술 치료를 받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또 뇌종양은 행동변화나 간질 같은 증상이 동반되므로, 이러한 증상이 없는 두통 환자들에게 뇌종양이 없다고 안심시키기 위한 목적만으로 뇌 정밀 검사를 하지 말라고 의사들에게 권고했다.

이 가이드라인에 대해 편두통 재단의 웬디 토머스 이사장과 영국 두통학 협회의 파야즈 아흐메드 의장은 “심각한 두통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약물 남용에 대한 인식을 높였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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