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구호 손길 부족에 이중고
정부군과 반군이 교전을 벌이는 시리아의 난민들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추위와 어려운 구호 활동 등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시리아 국외 난민이 지난 9월 이후 두 달 사이 2배 이상 늘어 44만 명을 넘어섰다고 아랍권 위성방송 알 자지라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시리아 인접국 레바논, 터키, 요르단 등에 난민 신청을 한 시리아인은 지난 9월 초 21만3천명에서 11월 현재 44만2천256명으로 급증했다.
이는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이 지난 9월 이후 격화하면서 시리아인의 국외 탈출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이 방송은 분석했다.
아드리안 에드워즈 UNHCR 대변인은 “이 수치가 난민 등록을 하지 않은 시리아인 수십만 명은 포함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해 실제 난민 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내전 상황을 피해 시리아인 12만7천420명이 레바논으로 빠져나갔으며 요르단에는 12만5천670명의 시리아 난민이 도착했다.
요르단에는 최근 8일간 대다수가 어린이와 여성인 시리아인 4천500여명이 국경을 넘어왔다.
터키와 이라크에도 각각 12만3천747명과 5만5천685명의 시리아 난민이 거주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북아프리카 국가에는 시리아 난민 9천734명이 머물고 있다.
UNHCR는 시리아 전역의 민간인 250만명에게 긴급 구호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시리아 난민들은 추위와 구호의 손길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이날 전했다.
구호 단체 등은 수십만 명으로 추정되는 시리아 난민 중 상당수가 수용 시설의 부족으로 추위에 떨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중동의 밤 기온이 영하 가까이 떨어지지만, 난민들은 티셔츠와 샌들 차림으로 추위를 견디고 있다.
지난여름 부인 및 2명의 자녀와 함께 시리아를 빠져나와 레바논 동부의 베카 계곡 난민촌에 들어온 모하메드 카이르 알 오라이비(27)는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춥다”고 말했다.
시리아 난민 상당수에는 구호의 손길조차 미치지 않고 있다.
유엔은 시리아 국내외에서 지원이 필요한 난민은 250만명 정도지만, 구호 물품을 제공한 난민은 100만명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국제 구호 단체의 자금 지원이 줄어들고 있으며 시리아 내부에서는 교전 등으로 구호가 필요한 장소까지 구호단체가 접근할 수 없어 시리아 난민의 상황은 악화하고 있다.
구호 단체 관계자들은 “시리아 내부에서 최소 20개 지역에는 교전 때문에 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시리아 정부는 8개 국제 구호단체의 활동을 허용하고 있지만, 이들은 내전이 시작된 지난해 3월 이전부터 활동해 온 단체들로, 구호 공급 측면이 늘어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형편이다.
구호 단체 관계자들은 중동의 혹독한 추위와 함께 눈까지 내리면 구호 활동은 더 어려워지고 구호에 필요한 비용도 늘어나 시리아 난민의 고충은 가중될 것으로 우려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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