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과격단체 KKK ‘봉사하게 해달라’ 이색 요청

백인과격단체 KKK ‘봉사하게 해달라’ 이색 요청

입력 2015-01-01 03:41
수정 2015-01-01 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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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백인 우월주의 과격단체인 KKK(쿠클럭스클랜)가 그간 부정적인 이미지를 씻고자 청소 자원 봉사를 허락해달라며 해당 관청을 상대로 계속 투쟁하기로 해 시선을 끈다.

31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 주 언론에 따르면, 조지아 주 북부 KKK 지부는 애팔래치아산맥을 따라 형성된 515번 도로에서 주 정부의 고속도로 청소작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법적 싸움을 이어갈 예정이다.

조지아 주 정부는 세금을 아끼고 환경 보호에 대한 경각심을 주민들에게 일깨우고자 자원 봉사자가 주축이 된 고속도로 청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KKK는 2012년 5월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다고 주 정부에 봉사를 허락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주 정부는 ‘우리는 공공의식을 지닌 단체를 이 사업 참여자로 지향한다’는 말로 단칼에 거절했다.

AP 통신이 소개한 내용을 보면, 당시 주 정부는 “과거 사회 불안과 시민의 불안을 조장한 단체에 청소 자원 봉사 참여를 허락하면 주 정부에 큰 근심이 될 수 있다”면서 “조지아 주민들의 삶과 경제 발전 등에 잠재적인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며 KKK의 자원 봉사 참여 요청을 거부했다.

그러자 미국시민자유연맹재단은 조지아 주 정부가 KKK의 언론 자유를 억압했다며 KKK를 대신해 그해 9월 풀턴 카운티 지방법원에 주 정부를 제소했다.

풀턴 카운티 지법의 숀 엘런 라그루아 판사는 지난달 “KKK의 과거 행적 때문에 공공의 걱정이 늘 수 있다는 시각은 역차별이자 현재 조지아 주 헌법에 반하는 결정”이라며 KKK의 손을 들어줬다.

이 평결에 대해 주 정부 측 변호인들은 즉각 항소했고, KKK측 변호인도 주 정부의 항소에 맞설 법적 준비에 들어갔다.

소장에 이름을 올린 조지아 주 북부 KKK 지부 회원 에이프릴 체임버스는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다른 이들처럼 지역 공동체를 함께 보존하는 긍정적인 일을 하고 싶었을 뿐”이라면서 “다른 사람들의 인식 때문에 KKK가 차별을 당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미국에서 증오 범죄를 일삼아 온 가장 오래된 조직인 KKK는 흑인뿐만 아니라 유대인, 이민자, 동성애자, 천주교 신자 등을 향해 무차별로 테러를 자행했고, 미국민 대부분은 KKK를 혐오 단체로 인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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