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외국 학계, K팝·한국 드라마 등 한류 연구 주목”

WSJ “외국 학계, K팝·한국 드라마 등 한류 연구 주목”

입력 2015-11-02 17:29
업데이트 2015-11-02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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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걸그룹이 일본 걸그룹보다 세계적으로 더 인기있는 것은 키가 평균 10㎝ 더 크기 때문일까?”

한국 드라마나 K팝 등이 외국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이 같은 한류 관련 의문에 학문적으로 답을 찾으려는 시도가 외국 학계에서 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소개했다.

WSJ는 서울발 기사를 통해 보수적인 학계 분위기에도 최근 수년간 한국 드라마나 K팝의 인기를 학술연구 소재로 삼는 학자들이 증가 추세에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한국학 연구자 가운데 최근 수년간 한류를 연구한 논문을 전문 학술지에 발표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

이전에는 학계에서 한국 대중문화를 진지한 연구 소재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였지만, 한류 인기가 확산하고 한국 정부도 적극 지원에 나서면서 K팝 등 한류 콘텐츠를 다룬 논문이 많아졌다.

한국의 민속음악을 연구했던 키스 하워드 영국 런던대 동양·아프리카지역학대학(SOAS) 교수는 1999년 유럽한국학회(AKSE) 연례 학술회의에서 한국의 발라드 가요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을 당시 동료 학자들로부터 “그런 분야는 연구에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을 들었던 일화를 전했다.

그는 이런 비판에도 꾸준히 한류 콘텐츠를 연구했으며, 올해 초 발표한 논문에서는 세계적으로 히트한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대해 “모방의 힘을 실제화해 어떤 측면에서는 오리엔탈리즘을 뒤집었다”고 평했다.

WSJ은 또 강남스타일의 히트 직후 세계한류학회가 만들어졌으며, 이 학회가 3∼4일 두바이에서 개최하는 제3회 한류국제학술대회에 150명 이상의 학자가 참석한다고 소개했다.

이 신문은 진지한 학문적 접근이 아니더라도 한류 현상이 학계의 관심을 끄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지난해 ‘한국 드라마 개론’이라는 가상의 강의계획서를 재미삼아 올린 우베 라인하르트(Uwe E. Reinhardt)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의 예를 들었다.

보건경제학 분야 세계적인 석학인 라인하르트 교수는 세계 경제의 침체로 경제학자들의 무지가 드러나는 바람에 경제학을 더는 가르칠 수 없으며, 대신 최근 6년간 거의 매일 시청한 한국 드라마를 가르치겠다면서 한국 드라마 속의 상투적인 설정들을 분석했다.

라인하르트 교수는 “한국 며느리는 단 한 명도 시어머니보다 김치 담그기나 밥 짓기를 잘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온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드라마 등장인물은 두통이나 스트레스 같은 가벼운 증상에도 종합병원을 찾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수요의 가격탄력성이 한국 드라마에서는 작용하지 않음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이처럼 각국의 학자들은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를 통한 주거지역의 재해석’, ‘한·일 걸그룹의 평균 키와 인기의 상관관계’ 등을 새로운 연구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이 신문은 그러나 학계에서는 한국의 대중문화보다는 ‘진지한’ 분야를 연구하는 것을 선호하는 분위기도 여전히 남아있다고 전했다.

미국 워싱턴주립대 부설 한국학센터 소장인 클라크 소런슨 교수는 한류 연구에 끌리는 젊은 학자들을 이해한다면서도 K팝 자체에 대해서는 “개인적 의견이지만 예술적으로는 쓰레기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그는 “나라면 그보다는 비슷하게 흥미로우면서 연구가 덜 된 분야를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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