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서 9살 소녀 참수에 IS·정부 향한 분노 들끓어

아프간서 9살 소녀 참수에 IS·정부 향한 분노 들끓어

입력 2015-11-12 15:15
수정 2015-11-12 15:15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아프가니스탄에서 9살 소녀를 포함해 소수파 주민 7명이 한꺼번에 참수된 채 발견되면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는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이들을 막지 못한 정부를 향한 분노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2일 파지와크아프간뉴스에 따르면 지난 8일 아프간 남부 자불 주에서 목 없는 시신 7구가 발견됐다.

조사결과 이들은 한달 전 남부 가즈니 주에서 IS 연계 무장 단체에 납치된 소수 시아파 하자라족으로 드러났다. 희생자 가운데에는 9살 난 소녀 등 여성 4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하자라족을 주축으로 한 수천여명의 시민이 11일 수도 카불에서 IS의 잔인한 범죄와 정부의 무능을 비판하며 희생자의 관을 들고 대통령궁으로 행진하며 시위를 벌였다. 일부 의원도 시위에 동참했다.

시위대는 “IS에 죽음을”, “탈레반에 죽음을” 등의 구호를 외쳤으며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과 총리 격인 압둘라 압둘라 최고행정관(CEO)의 퇴진을 요구하는 구호도 나왔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경찰은 일부 시위대가 대통령 궁을 넘어 진입을 시도하자 해산을 위해 경고사격을 했고 이 과정에서 7명의 시위대가 다쳤다고 밝혔다.

한편, 압둘라 CEO의 부대변인인 아시프 아슈나는 IS의 잔인한 범행을 막지 못한 정부의 무능력을 탓하며 부대변인 직을 사퇴한다고 말했다.

가니 대통령 등은 비난의 화살이 정부를 향하는 것을 우려하며 이번 범행을 저지른 테러 단체에 철저한 응징을 다짐했다.

가니 대통령은 11일 오후 긴급 텔레비전 연설을 통해 “IS와 탈레반 등 무장단체에 숨진 형제, 자매들의 복수를 위해 모든 수단을 다하겠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분열이 아니라 통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존 캠벨 아프간 주둔 나토군 사령관도 기자회견을 열어 희생자 가족을 위로하고 “정치나 시위를 할 때는 아니다”면서 “다수인 파슈툰족뿐 아니라 하자라, 우즈베크, 타지크 족 등 모두가 정부를 지지하고 뭉쳐야한다”고 말했다.

14년째 탈레반과 내전중인 아프간에서는 지난해부터 몇몇 탈레반 분파들이 IS에 충성맹세를 하면서 IS의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내년말로 예정된 미군 철군 일정을 늦추기로 한 것도 탈레반이 최근 북부 도시 쿤두즈를 한 때 점령하는 등 세력이 건재할 뿐 아니라 IS가 아프간에서 새롭게 세를 얻어가는 상황을 고려한 결과로 알려졌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지난달 유엔 알카에다/탈레반감시팀의 보고서를 인용해 IS가 아프간 34개 주 가운데 25개 주에서 조직원을 충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