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체험’ 아베 부인 “남편이 사흘 뒤 먹으면 좋겠다”

‘김장체험’ 아베 부인 “남편이 사흘 뒤 먹으면 좋겠다”

입력 2015-12-05 15:17
업데이트 2015-12-05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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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 한국대사관, 일본인 초청해 3년째 김장행사 열어

“남편은 오늘 이와테(岩手)현에 갔는데 사흘 정도 뒤에 이 김치를 먹으면 좋겠습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부인 아키에(昭惠·53) 여사는 5일 자신이 담근 김치를 남편의 밥상에 올릴 뜻을 내비쳤다.

5일 ‘제3회 한일 김장 대축제’가 열린 주일본 한국대사관.

아키에 여사는 한국 요리 연구가 최성은 씨의 설명에 따라 배추김치를 담으면서 김치는 다른 요리를 만들기보다 “그냥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고 말했다.

대사관 측에서 미리 절인 배추에 준비된 양념을 채우는 일이 주요 작업이었지만 아키에 여사를 비롯한 참가자의 손길에는 정성이 가득했다.

작업이 마무리되자 유흥수 주일 한국대사 부인 박혜자(75) 여사는 한입 가득한 크기로 김치를 돌돌 말아 아키에 여사의 입에 넣어줬다.

새빨간 한국 고추 양념이 왠지 매울 것 같은 인상을 풍겨서인지 아키에 여사의 표정에서는 순간 긴장감이 엿보였으나 꼭꼭 씹고 나서 “맛있다”고 반응했다.

2013년에 이어 2년 만에 대사관에서 김치 담그기에 재도전한 아키에 여사는 “한국 요리는 일본인이 다들 좋아한다”고 말했다.

아키에 여사는 한국과 일본이 절임·발효 문화를 공유하는 까닭에 함께 김장을 하는 행사는 교류 증진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일본 왕족인 다카마도노미야(高円宮) 비(妃·아키히토 일왕 사촌동생의 부인)과 일본 연립여당인 공명당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의 부인도 이날 행사장을 찾아 김치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유 대사, 야마구치 대표,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중의원(일한의원연맹회장) 등도 나란히 고춧가루 양념을 배추 사이에 채우며 한국과 일본 사이의 복잡한 현안을 잠시 접어두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김치를 사 먹는 가정이 많아져 한국에서조차 일상에서 멀어지는 김장을 체험할 기회를 얻은 참가자 100여명의 반응은 뜨거웠다.

한국 출신인 시어머니와 함께 이날 행사에 참가한 류 리에코(52·여) 씨는 “10년 정도 전에 서울에 관광하러 가서 김치를 처음 담갔을 때는 양념을 너무 많이 넣는 바람에 매워서 먹을 수 없었는데 오늘은 양념이 정말 맛있고 잘 됐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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