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총리, 비자금 스캔들에 ‘절대권력’ 논란까지

말레이시아 총리, 비자금 스캔들에 ‘절대권력’ 논란까지

입력 2015-12-06 11:53
업데이트 2015-12-06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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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에서 나집 라작 총리의 비자금 스캔들에 이어 ‘절대권력’ 논란까지 벌어지며 정국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6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마하티르 모하마드 전 총리는 국가안보위원회(NSC) 권한 강화와 관련, 전날 한 행사에서 나집 총리가 나라를 팔아치울 수 있을 정도의 절대권력을 갖게 됐다고 비판했다.

말레이시아 하원은 지난 3일 나집 총리가 이끄는 NSC에 안보 구역을 설정해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왕의 권력이 나집 총리에게 넘어갔다”며 “나집 총리가 이제 비상사태를 선언할 수 있고 누구든 위험한 것으로 간주되면 체포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야권과 인권단체도 나집 총리가 독재 정치를 향해 가고 있다며 NSC의 권한 강화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정치 비자금 스캔들로 사퇴 압력을 받는 나집 총리가 정치적 목적으로 NSC를 악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정부는 각종 국가 안보 위협에 신속하게 대처하려는 것이라며 이 같은 비판을 일축했다.

아흐마드 자히드 하미디 말레이시아 부총리는 “NSC에 국가 안보를 확보할 수 있는 역할과 권한을 부여한 것”이라며 “정치적 목적도 없고 절대 권력을 총리에게 주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과거 나집 총리 계좌에 입금된 뭉칫돈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말레이시아 반부패위원회는 5일 나집 총리를 상대로 2시간 30분 동안 이 자금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2013년 총선을 앞두고 국영투자기업 1MDB와 관련된 중동 국부펀드의 스위스 은행 계좌 등을 통해 나집 총리 계좌에 26억 링깃(7천300여억 원)이 입금된 사실이 드러났지만 반부패위는 지난 8월 이 자금이 기부금으로 1MDB와 무관하다고 발표했다.

오히려 출처와 사용처에 대한 의혹이 커지자 반부패위가 결국 나집 총리를 직접 조사했지만 새로운 내용을 내놓을지는 불투명하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미국, 싱가포르, 홍콩, 스위스 사법당국이 1MDB의 돈세탁과 자국 금융기관의 연루 의혹 등을 조사하고 있어 그 결과에 따라 말레이시아 정국이 또다시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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