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문가들 ‘김정은 방중’ 가능성에 미묘한 시각차

중국 전문가들 ‘김정은 방중’ 가능성에 미묘한 시각차

입력 2015-12-14 20:03
업데이트 2015-12-14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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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은 필연적인 것” vs “중대갈등으로 가능성 작아”

중국 베이징(北京)을 찾았던 북한의 모란봉악단이 공연을 3시간여 앞두고 전격 귀국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중국 전문가들의 북중 관계 전망도 미묘하게 엇갈리고 있다.

중국 외교부 내에서 한반도 문제를 담당하는 한반도사무판공실 주임을 지낸 양시위(楊希雨) 중국국제문제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1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모란봉악단 사건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방중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북중) 최고지도자의 정상회담은 하나의 추세”라고 말했다.

또 “(북중 정상회담은)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며 중조(중국과 북한) 양당의 전통으로 단지 언제 만날지의 문제만 남아있다”며 다만 그 시점이 언제일지는 예상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양 연구원의 이런 전망은 모란봉악단 사건이 김 제1위원장의 방중 문제에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적쟎은 전문가들은 북한의 7차 노동당대회가 끝나는 내년 5월 무렵에 김 제1위원장의 첫 방중이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들을 내놓고 있다.

중국 중앙당교 국제전략연구소의 장롄구이(張璉괴<玉+鬼>) 교수는 양 연구원과는 사뭇 다른 뉘앙스의 의견을 제시했다.

장 교수는 같은 질문에 대해 “중대한 문제에서 갈등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김 제1위원장이 가까운 시일 안에) 중국을 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중대한 문제’란 북한의 핵보유 상황을 뜻한다.

그는 “중국의 비핵화에 대한 입장은 명확하다. 비핵화라는 개념에는 수소폭탄도 포함된다”며 “(북한이) 중국의 비핵화 입장에 위반되는 행동을 하려고 한다면 중국은 이에 찬성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 연구원은 향후 북중 관계와 관련, 모란봉 악단 사건은 “오히려 추진하지 않는 것만 못한 결과가 나왔다”며 이 사건이 “(개선되고 있는) 양자 관계를 거꾸로 돌려놓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중국 ‘권력서열 5위’ 류윈산(劉雲山)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서기처 서기가 지난 10월 북한을 다녀온 뒤 냉각된 북중 관계가 본격적인 해빙기를 맞고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반면, 장 교수는 “핵 문제에 대해 양측은 아직 어떤 입장 변화도 없다”면서 자신은 ‘북중 관계의 해빙국면’이라는 평가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사건이 여전히 냉각상태에 있는 북중 관계를 더욱 얼어붙게 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두 전문가 모두 공연 취소 배경에 대해서는 “현재까지는 모든 것이 추정일 뿐이다”, “어떤 증거도 나오지 않았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꺼렸다.

양 연구원은 다만 “중북은 과거 체제가 비슷했지만, 지금은 대외교류 방식 등에서 큰 변화가 생겼다…업무조율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는 것을 (사전에 완전히) 막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이 사건이 특수관계였던 북중관계가 ‘정상국가 관계’로 전환되는 것과도 어느정도 관련이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양 연구원은 중국언론이 “모란봉악단의 현송월 단장은 김 제1위원장의 옛 애인”이라고 보도한 것 때문에 문제가 생겼을 수 있다는 일부 외신 보도에 대해서는 “(북한이) 그런 것에 신경을 쓸 정도라면 당초에 (현송월을) 중국에 보내지 않았을 것”이라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장 교수는 “나도 보도를 봤지만 증거가 없다”며 “그러나 중국매체의 보도는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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