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힐러리보다 좌파…때론 샌더스와 한목소리”

“트럼프, 힐러리보다 좌파…때론 샌더스와 한목소리”

입력 2016-05-10 11:07
업데이트 2016-05-10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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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증세·최저임금 인상·월가개혁·자유무역 반대 주장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가 잠재적 본선 경쟁자인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보다 더 좌파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트럼프는 민주당 경선에서 클린턴의 경쟁자인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과 때론 목소리를 같이 내며 클린턴을 공격한다.

9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는 지난 7일 유세에서 “나는 버니 샌더스의 팬은 아니지만 힐러리가 자신에게 돈을 주는 사람들에게 전적으로 조종당한다는 그의 말은 100% 맞다”고 말했다.

클린턴이 월가와 밀월관계라는 샌더스의 비난에 트럼프가 맞장구를 친 셈이다.

트럼프는 자유무역협정과 외교 문제에서도 클린턴과 각을 세운다.

자유무역협정이 미국 내 일자리를 빼앗아 갔다고 트럼프는 줄곧 주장한다.

트럼프는 최근 유세에서 “가장 커다란 경제 재앙 중 하나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을 누가 서명했느냐, 클린턴, 클린턴이다”고 강조했다.

NAFTA가 클린턴의 남편인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에 법제화해 실행에 옮겨진 점을 비꼰 발언이었다.

클린턴이 국무장관 시절 칭찬했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도 트럼프는 반대한다.

트럼프는 클린턴이 2003년 이라크 전쟁에 찬성한 것과 2011년 리비아에 미군을 투입한 것도 강도 높게 비판한다.

WP는 “월가와의 유착뿐만 아니라 자유무역, 해외 군사 개입 등의 문제에서 트럼프는 자신이 속한 공화당뿐만 아니라 클린턴보다 좌파적인 경향을 띤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최근 NBC 등과의 인터뷰에서 부자증세와 최저임금 인상으로 공약을 180도 바꾸며 좌파 진영으로 한 걸음 더 다가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트럼프는 그동안 부자에 대한 감세를 주장했고 최저임금 인상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다만 트럼프는 부자증세 공약이 논란이 일자 CNN과의 인터뷰에서 말을 다시 바꿨다.

그는 “현 수준에서 부자들에게 매겨진 세율을 올리지 않을 것”이라며 부유층과 중산층 전체가 세금 감면 혜택을 볼 것이라고 밝혔다.

부자증세에서 한발 물러서긴 했지만 트럼프의 자유무역 반대, 월가 공격 등은 자칭 ‘민주적 사회주의자’인 샌더스가 선보이는 공약과 궤를 같이한다.

클린턴이 트럼프와 샌더스의 협공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 매체인 NBC는 지난 4일 미국 공화당 후보들의 경선 포기로 트럼프가 대선후보로 사실상 낙점되자 미 대선이 3파전(트럼프·힐러리·샌더스) 양상을 띠게 됐다고 설명했다.

NBC는 “샌더스가 대세가 기운 상황에서도 경쟁자인 클린턴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늦추지 않아 클린턴은 전당대회까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와 샌더스 양측으로부터 협공을 받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클린턴이 두 후보의 공격에 시달리고 있지만 ‘오락가락’ 공약을 선보이는 트럼프의 약점을 제대로 파고들면 본선에서 표심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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