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인가 범법자인가…난민 데려온 프랑스 농부 기소돼

영웅인가 범법자인가…난민 데려온 프랑스 농부 기소돼

입력 2017-01-05 17:31
업데이트 2017-01-05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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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 필요한 사람 계속 돕겠다”…검찰 “정치적 퍼포먼스”

아프리카 불법 이민자들의 프랑스 입국을 돕던 한 농부가 징역형 위기에 처했다.

4일(현지시간) AFP, A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농부 세드릭 에루(37)는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에 온 아프리카인들이 프랑스 국경을 넘도록 도와줬다가 법정에 섰다.

현지 검찰은 불법체류 방조를 금지하는 실정법을 위반했다며 최대 징역 5년과 3만 유로(3천800만원) 벌금을 받을 수 있는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국경이 맞닿은 지역에서 올리브 농장을 운영하는 에루는 1년 6개월 전 길거리에서 불법 이민자들의 모습을 보고 이들을 돕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가까운 동네 정류장까지 태워주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테러 이후 출입국 관리 심사가 엄격해지자 좀 더 깊숙이 개입, 이민자들을 프랑스로 데려와 잠자리와 먹을 것까지 제공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인권운동가들과 손잡고 프랑스 철도청 소유 휴가촌을 무단 점거하고 자신의 농장에 기거하는 불법 이민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지난 4일 열린 재판에서 그는 불법 이민자들의 고통을 덜어주고 싶었다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도왔을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시민의 의무를 다했을 뿐이며 앞으로도 이들을 계속 돕겠다는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에루가 기소돼 법정에 서자 이날 법원 밖에는 지지자들이 운집했다.

그는 지지자들에게도 “사람들을 돕기 위해 법을 어겨야 한다면 그렇게 하자”고 말했다.

프랑스 검찰은 에루에 대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를 구형했고, 차량을 압수하고 자동차를 직업적 용도에만 사용하도록 운전면허를 제한해달라고도 요구했다.

검찰은 에루가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한 정치적 도구로 법정을 이용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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