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환승도 안돼”…발 묶인 이란 여성 인터넷 성원 물결

“美환승도 안돼”…발 묶인 이란 여성 인터넷 성원 물결

입력 2017-01-30 11:23
수정 2017-01-30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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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살 돈 없어 스코틀랜드 못 돌아오자 여성단체 모금 운동

스코틀랜드에 거주하는 이란 여성이 코스타리카에서 미국 트럼프 정부의 행정명령으로 뉴욕 경유 항공편 탑승을 거부당해 발이 묶였다가 네티즌들의 도움을 받은 사연이 소개됐다.

29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 사는 수의사 하마세 타야리는 코스타리카 후안 산타마리아 공항에서 뉴욕을 거쳐 글래스고로 가는 항공편 탑승을 거부당했다.

항공사측은 타야리가 이란 여권을 갖고 있어 미국을 경유할 수 없다고 말했다.

타야리와 남자친구는 마드리드, 런던을 경유하는 비행기 표를 사야 했는데 2천600파운드(한화 381만원)가 모자랐다.

타야리는 B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비행기 표를 사려면 몇 달간 식비와 월세, 전기세 등을 낼 돈도 없다고 사연을 전했다. 그의 사연을 들은 여성단체 회원들이 28일 저녁부터 모금을 시작했고 몇 시간 만에 6천파운드(879만원)가 모였다.

타야리는 29일 아침 후안 산타마리아 공항에서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 “마드리드로 가는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다. 적어도 미국에서 일어나는 혼란은 피할 수 있게 됐다. 피곤하지만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에 모두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란 국적의 타야리는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자랐고 2012년 수의사 자격을 취득했다. 피사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스위스에서 단기 연수를 한 뒤 2015년 11월부터 글래스고 대학에서 공부를 계속하고 있다.

그녀는 “나는 지금도 이란인으로 살고 있고 한 번도 국적을 바꾸는 걸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지금까지 비자를 받는데 시간이 다소 걸리기는 했지만 이번 같은 일이 생길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이란 등 7개국 국민의 입국을 90일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지만 미국 정부는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스코틀랜드 정부 대변인은 “이번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영국 정부와도 이번 일을 공론화하기 위해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래스고 대학 대변인은 “우리 대학 구성원이 미국을 거치지 못하고 발이 묶이는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그녀를 도울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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