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메이 총리 히잡 안 쓰고 사우디 방문

英 메이 총리 히잡 안 쓰고 사우디 방문

심현희 기자
입력 2017-04-05 23:12
업데이트 2017-04-06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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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외교부 조언에도 착용 거부

대처 前총리·英왕실은 규범 지켜
메르켈·클린턴 등 머리 안 가려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 중인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4일(현지시간) 수도 리야드에서 사우디 내무장관 겸 제1왕위 계승자인 모하마드 빈 나예프 알 사우드 왕자와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메이 총리는 사우디 외교부의 사전 조언에도 머리에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 리야드 AFP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 중인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4일(현지시간) 수도 리야드에서 사우디 내무장관 겸 제1왕위 계승자인 모하마드 빈 나예프 알 사우드 왕자와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메이 총리는 사우디 외교부의 사전 조언에도 머리에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
리야드 AFP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 중인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사우디 외교부의 조언에도 머리에 히잡(스카프)을 착용하지 않았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메이 총리는 이날 짙은 청색 계열의 바지 정장 차림으로 전용기에서 내린 뒤 현지 관리의 안내를 받았다. 여성은 헐렁한 옷을 입어야 하며 아바야(망토 모양의 의상)와 함께 머리에 히잡을 착용해야 한다고 명시된 사우디 외교부 가이드라인에 어긋나는 옷차림이었다.

메이 총리는 히잡을 쓰지는 않았지만 종아리가 노출되는 치마 대신 긴 바지를 입어 최소한의 예의를 표시했다. 사우디에선 외국인이라도 여성은 반소매나 다리가 보이는 길이의 치마를 입어서는 안 된다.

트위터에서는 “사우디 정권에 굴복하지 않아 자랑스럽다” 또는 “세속적인 여성은 자유롭고 동등하다”는 격려의 글이 올라왔다. 앞서 메이 총리는 자신의 방문이 여성이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방문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메이 총리의 복장은 과거 마거릿 대처 전 총리가 사우디를 방문했을 때 예복과 모자를 착용했던 모습과 대조적이다. 영국 왕실도 사우디를 방문할 때는 현지 규범을 지키고 있다.

물론 사우디는 외국인 방문객에게 히잡 착용을 강요하지 않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 미셸 오바마 등도 사우디 방문 시 히잡을 쓰지 않았다. 사우디에서 여성은 운전할 수 없고 돈을 받고 일할 수 없으며 남성 보호자 없이 해외 여행도 할 수 없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2017-04-06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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