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중국의 대표적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위챗(微信)을 차단해 러시아에 살거나 여행 중인 중국인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7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러시아의 정보통신미디어감독국은 지난 5일부터 위챗을 ‘인터넷 차단 블랙리스트’에 올려놓고 접속을 막고 있다.

러시아 당국은 “외국의 검색엔진과 SNS 서비스 업체는 러시아 정부로부터 등록 허가를 받아야 한다”면서 “위챗 등 일부 외국 업체가 우리가 요구하는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다만 러시아 당국은 “부족한 정보 제출이 이뤄지면 수일 내에 서비스가 재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챗을 운영하는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는 “문제 해결을 위해 러시아 측과 접촉하고 있다”면서 “이번 사태가 발생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2015년부터 SNS 등 인터넷 여론을 통제하기 위해 외국 인터넷 기업에 러시아 사용자의 정보를 모두 보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필요시 해당 정보를 제출할 것을 명시한 법을 시행하고 있다.

중국은 현재 러시아보다 더 강력한 외국 SNS 통제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은 아예 중국에서 서비스조차 못하는 실정이다. 이런 통제는 역설적으로 중국 토종 SNS인 위챗의 급격한 성장을 불렀다. 현재 위챗 사용 인구는 9억명에 이른다. 위챗은 현금과 신용카드의 지불 기능까지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SCMP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4일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주관하는 일대일로 정상회의에 참석해 양국의 밀착도가 더 높아지는 상황”이라면서 “러시아의 위챗 차단이 정치적 차원의 결정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