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러 잇는 화물여객선 첫 취항…“양국 경제·관광협력 기여”

北-러 잇는 화물여객선 첫 취항…“양국 경제·관광협력 기여”

입력 2017-05-18 14:46
수정 2017-05-18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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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만경봉호’ 러 블라디 도착…“주로 중국인 관광객이 이용할듯”

북한과 러시아를 잇는 해상 화물·여객선(화객선)이 처음으로 취항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해운회사가 운항하는 북한 선박 ‘만경봉호’가 17일 밤(현지시간) 북한 나진항에서 40여 명의 승객을 태우고 출발, 18일 오전 8시께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항에 도착했다.

이날 운항은 이달 25일로 예정된 본 운항에 앞서 선박 상태와 항로 등을 점검하기 위한 시범 운항 성격이었다.

승객은 주로 만경봉호를 이용한 여행 상품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중국 여행사 대표들이었다.

화객선은 19일 밤 나진항으로 돌아간다. 나진-블라디보스토크 간 운항시간은 약 9시간이다.

북한과 러시아를 오가는 해상 정기 여객선이 취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양국 간에는 블라디보스토크와 평양을 주 2차례 운항하는 북한 고려항공의 항공노선과 두만강을 가로질러 양국 국경을 통과하는 철도 운송 노선만이 운영되고 있다.

러-북 관계가 긴밀했던 옛 소련 시절에도 양국 간에 여객선 운항은 없었다.

만경봉호는 앞으로 주 1회 운항될 예정이며, 승객 대부분은 중국인 관광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화객선 운항을 맡은 러시아 해운회사 ‘인베스트스트로이트레스트’의 미하일 흐멜 부사장이 밝혔다.

흐멜 부사장은 “중국 관광업체들은 이미 우리 화객선 서비스가 포함된 관광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면서 “화물은 주로 중국에서 북한을 거쳐 러시아로 수출되거나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수출되는 생필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경봉호는 최대 200명의 승객이 탑승 가능하며 최대 화물 적재 용량은 1천500t이다.

나진-블라디보스토크 구간 여객 운임은 선실 종류에 따라 1인당 600~750 위안(약 9만8천~12만2천 원)으로 책정됐다.

중국 여행사들은 화객선을 이용해 북·중·러 3국 국경 인접 도시인 나진-훈춘-블라디보스토크를 잇는 패키지 관광상품을 운영하자고제안해 왔다고 연해주 주정부는 전했다.

인베스트스트로이트레스트는 만경봉호 운항을 위해 나선시에 ‘로스코르’라는 자회사를 설립했다.

이날 나진항에서 열린 출항 기념식에는 유리 보치카료프 청진 주재 러시아 총영사 등 러시아 인사와 나선시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만경봉호 취항이 양국 간 경제협력과 관광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인베스트스트로이트레스트의 블라디미르 바라노프 사장은 축사에서 “만경봉호의 취항은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되는 사업 협력을 강화하고자 하는 양 국민의 희망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도 화객선 노선 개설이 러시아 극동과 북한 간 경제협력 및 인적교류를 활성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베스트스트로이트레스트사는 대북 제재로 2006년 일본입항이 금지된 후 나진항에 방치돼 있던 만경봉호를 수리해 러-북을 연결하는 해운 노선에 투입하는 사업을 시작하기로 북한 측과 합의하고 지난해부터 선박 수리와 행정 절차 추진 등의 준비를 해왔다.

한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은 북한의 잇따른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가 가동 중인 상황에서 만경봉호가 취항하는 데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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