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북핵탓 亞핵무장론 확산…韓·日·濠·대만·베트남 우려”

NYT “북핵탓 亞핵무장론 확산…韓·日·濠·대만·베트남 우려”

입력 2017-10-29 15:59
수정 2017-10-29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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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전 했던 亞핵무장 용인주장 다시 할지 주목

북한이 미국 대도시를 위협할 수 있는 핵무기 개발에 진력하면서 아시아 국가들의 자체 핵무장론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북한의 핵무기 역량이 급속도로 발전하는 까닭에 역내 국가들의 군사적 계산이 엉클어지고, 미국 핵우산을 향한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소개했다.

실제로 한국과 일본에서는 비공식 논의를 넘어 때때로 공식적으로도 자체 핵무장안을 거론하는 장면이 관측되고 있다.

NYT는 북한이 로스앤젤레스나 워싱턴 DC에 대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촉발하지 않으려고 미국이 자국들을 보호하는 데 주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이 같은 논의의 기저에 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한국인 60%가 핵무기 개발에 찬성하고 70%가 25년 전에 철수한 미군의 전술핵무기를 재도입하는 데 찬성한다는 설문결과를 소개했다.

그에 반해 핵무기 공격을 당한 적이 있는 유일한 국가인 일본에서는 핵무장론이 대중의 지지를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는 상황도 전했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가 한국과 북한이 동시에 핵무기를 보유하게 된다면 일본의 여론도 급속히 뒤집힐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북한의 위협에 맞서기 위한 군비증강을 주장하면서 최근 조기총선에서 압승했다.

이에따라 일본이 평화헌법 개정을 통해 다른 국가와의 분쟁을 해결할 수단으로 전쟁을 선택할 수 있는 ‘보통국가’로 나아가려고 할 가능성이 커졌다. NYT는 일본이 핵무기 6천개를 만들 수 있는 핵물질을 쌓아두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북한의 위협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논의는 한국과 일본을 넘어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는 핵물질, 기술, 전문가, 자본을 보유한 주변국으로도 번지고 있다.

호주, 미얀마, 대만, 베트남에서는 이미 다른 국가가 핵무장에 나서면 핵무기 청정국으로 남아있는 게 의미가 있느냐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NYT는 북한이 주변국의 연쇄 핵무장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이 같은 논의가 주목된다고 해설했다.

냉전시대 초기부터 핵무기 전략가로 활동해온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은 최근 인터뷰에서 현재 상황의 방향이 뻔하다고 지적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북한이 계속 핵무기를 갖고 있으면 핵무기가 아시아의 나머지 전역으로 확산하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면 한국이 반드시 수준을 똑같이 맞추려고 노력할 것이고 일본도 방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NYT는 이런 우려가 예전부터 있었으나 실현되지 않았고, 핵무기 확산에 반대하는 현재 국제사회의 합의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고 전했다.

문제는 북한이 최근 수십 년 동안 독특하고 튼실하게 지탱해온 미국의 핵우산을 시험에 들게 하고 있다는 점이다.

NYT는 1950년대에 소련이 군비를 증강하자 비슷한 우려 때문에 프랑스와 영국이 실제로 핵무장을 한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북한뿐만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런 위기를 악화하는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허용하거나 미군주둔 분담금을 증액한다는 등 트럼프의 공개적 발언 때문에 자체 무장론이 자극을 받는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3월 NYT 인터뷰에서 “우리가 그냥 더는 이런 것(핵우산)을 해줄 수 없을 지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에는 한일 핵무장 용인론을 꺼낸 적이 없으나 북한에 대한 호전적 발언, 대화 논의를 ‘시간낭비’로 일축하는 태도로 지역 안보를 흔들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을 순방하기 위해 다음 달 3일 출국할 예정이다. 아시아 안보에 대한 어떤 메시지를 전할지도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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