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앞둔 동남아에 ‘수상한’ 트위터 계정 급증…여론조작용 의심

선거앞둔 동남아에 ‘수상한’ 트위터 계정 급증…여론조작용 의심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4-23 13:14
수정 2018-04-23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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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밸리에서 일하는 캄보디아 출신 기업가 마야 질리스-채프먼은 지난달 초 자신의 트위터 계정 팔로워가 갑자기 늘어나 의아했다.

새로 늘어난 팔로워 계정에는 신분을 확인할 수 있는 사진도 없었고, 계정이 생성된 뒤에 게재된 메시지도 거의 없었다.

다만, 이 계정들은 캄보디아의 언론인과 사업가, 학자 등 명사들을 팔로우한다.

질리스-채프먼은 “3월 초 이후에 갑자기 팔로워 수가 1천 명이나 늘었다. 모두 의심스러운 계정들이다”라며 “이들은 하나같이 신분을 숨기려 애쓴 것 같다. 어떻게 이런 계정들이 한꺼번에 생겨났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33년째 권좌를 지키는 훈센 총리의 집권연장 여부가 결정될 캄보디아 총선이 오는 7월로 예정된 가운데 선거판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로 보인다는 해석도 나온다.

익명의 팔로워가 급격하게 늘어난 경험을 한 사람들은 태국, 베트남, 미얀마,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와 홍콩, 대만 등 일부 동아시아 국가, 스리랑카를 비롯한 남아시아에서도 나오고 있다고 싱가포르 일간 더 스트레이츠타임스가 23일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갑자기 등장한 트위터 계정들이 이른바 ‘봇’(Bot, 소프트웨어 로봇)의 활동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선거 등 주요 정치 이벤트 등에 영향을 미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트위터 봇 계정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실제로 내달 초 총선을 앞두고 선거전이 한창인 말레이시아에서는 ‘봇 활동’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친정부, 반정부 메시지들이 최근 트위터상에 난무했다.

나집 라작 총리 선거캠프 측은 이런 대규모 여론 조작성 메시지의 배후가 누구인지 알지 못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살레 사이드 케루악 말레이 통신장관은 “사람들의 불만이 커지면 당국이 트위터 활동을 면밀하게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트위터 봇’ 계정 활동은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승리로 막을 내린 지난 2016년 필리핀 대선에서도 맹위를 떨친 바 있다.

또 같은 해 치러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도 러시아가 배후로 추정되는 봇 활동이 있었던 것으로 의심된다.

이에 대해 트위터 측은 “전문가들이 봇 활동으로 의심되는 계정을 들여다보고 있다. 우리의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보이는 계정이 나오면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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