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블라디보스토크·뉴욕’ 주목…‘평행선’ 납치문제 조율이 관건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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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그동안 이어진 남북, 북중, 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일본이 종전 대북 압력 일변도 정책에서 대화 노선으로 대북 정책을 전환했음을 의미한다고 아사히는 지적했다.
다만 그동안 “납치 문제는 해결된 사안”이라고 주장해 온 북한측이 향후 물밑 접촉과정에서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이느냐가 회담 개최 여부 및 시기를 정하는데 최종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회담 시점과 관련해 교도통신 등은 일본 정부가 아베 총리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첫 정상회담을 올 가을께 일본과 북한이 아닌 제3국에서 여는 방안을 북한측에 타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 정치권에서는 오는 9월 11~13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같은 달 하순 미국 뉴욕에서 북일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에 참가할 예정이고, 김정은 위원장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부터 초청을 받았다.
또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9월 하순 열리는 유엔총회에 김 위원장을 초청한 만큼 아베 총리와의 회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일본과 북한 당국자들이 지난 14일 몽골에서 열린 국제회의 ‘울란바토르 대화’에서 비공식 접촉을 했다고 외무성이 밝혔다.
양측간에 어떤 논의가 이뤄졌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아베 총리가 북일정상회담에 대한 의지를 밝힌데다 김정은 위원장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일본과도 대화하고 싶다”고 말한 만큼 정상회담과 관련한 이야기가 오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북일정상회담의 관건인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문제에 대한 양측의 입장에 대해서도 의견 교환이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아베 총리는 전날 납치피해자 가족들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과 직접 마주해 납치문제를 해결해 나갈 결의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특히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 납치문제에 대한 나의 이야기를 김 위원장에게 솔직하게 전했다”며 “다음은 내 차례다”라고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상도 전날 서울에서 강경화 외교장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회동하면서 “일본은 북한과 납치문제를 포함한 현안을 이야기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납치문제에 대해 양측간 이견을 어떤 식으로 절충할 수 있느냐다.
일본이 납치피해자의 전원 귀국을 집요하게 요구하는 반면 북한은 납치문제는 이미 해결된 사안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 내각관방 산하 ‘납치문제대책본부’는 북한에 의한 납치 피해자가 17명이라고 규정했다. 이 가운데 5명은 2002년 고이즈미 총리 방북 당시 귀국했다.
그런 만큼 현재 문제가 되는 납치피해자는 12명이다. 일본 정부는 이들의 생사확인 및 귀국을 요구하고 있다.
이밖에도 일본 정부는 883명을 특정실종자로 보고 있다. 특정실종자는 납치 피해자로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납치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인물을 말한다.
그러나 북한은 12명 가운데 8명은 사망했고 4명은 북한에 있지 않다며 일본측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납치문제는 이미 해결된 사안이란 것이 일관된 입장이다.
북일 정상회담이 열리게 되면 2004년 5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당시 총리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평양에서 2차 정상회담을 한 이후 처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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