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에서 부딪친 골든 리트리버와 차체 일부가 훼손된 람보르기니. 장쑤TV닷컴 캡처
장쑤(江蘇)성 쑤저우(蘇州)시에서 지난 17일 13세 소녀와 산책 중이던 골든 리트리버는 목줄을 느슨해진 틈을 타 갑자기 도로에 뛰어드는 바람에 도로를 달리던 차량과 부딪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보도했다. 이 개와 부딪친 사고 차량은 800만 위안(약 13억 1100만원) 상당의 이탈리아제 고급 스포츠카 람보르기니였다. 이 개는 겁이나 도망칠 정도로 크게 다치지 않았지만 차량 람보르기니는 사이드 벤트 등 차체 일부가 훼손돼 차량 수리비로만 45만 위안(약 7380만원)이 나왔다. 차 주인은 개가 조금 다친 만큼 이 소녀에게 개 치료비 조로 2000 위안(약 32만 8000원)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소녀는 곧바로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사고 소식을 알렸고, 사고 현장으로 달려나온 소녀의 어머니는 되레 차 주인을 현지 공안(경찰)에 신고했다.
공안이 사고 현장을 조사한 결과 차 주인에게는 잘못이 없고 개 관리를 소홀히 한 개 주인에게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중국 민법에 따르면 개 주인은 개를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 그런데 소녀가 개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바람에 교통사고가 발생한 만큼 개 주인이 차량 수리비 전액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안은 애써 중재해 개 주인과 차 주인 사이에 합의를 이끌어냈다. 개 주인이 차량 수리비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4만 5000 위안을 물어주기로 한 것이다. 차 주인인 왕씨는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微博)에 이렇게 올렸다. “차량 수리비 전액을 물도록 하면 개 주인이나 그 가족에게 너무 큰 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수리비의 10%만 받고 개 주인과 합의하게 됐습니다. 개 주인도 딸에게 교훈이 될 것이라며 4만 5000 위안을 보상하는데 동의했습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